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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선거' 의원직 상실 … 지방선거 걱정된다

중앙일보 2014.01.17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어제 국회의원 3명이 대법원의 유죄 확정에 따라 무더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3인의 혐의는 비자금 조성, 공천 로비, 불법 기부 등 금품 제공과 관련된 것이다. 이에 앞서 의원직을 상실한 19대 의원 5명 중 4명도 금품 관련이었다. 현재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의원 5명도 모두 금품과 연관된 혐의다. 이런 사실은 아직도 한국 사회에 돈 선거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대통령 선거에 관한 한 금권 선거의 관행은 대폭 개선됐다. 2002년 대선에서 뛰었던 노무현 당선자와 이회창 후보에 대한 불법 선거자금 수사를 마지막으로 대선자금 수사는 더 이상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동영 후보,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에 대해선 불법 자금 논란이 없었던 것이다. 기업들이 후보에게 돈을 줬다거나, 아니면 후보들이 자금을 살포했다는 사실 같은 게 적어도 법망에 잡힌 것은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에 이르면 사정은 다르다. 바로 2년 전인 19대 총선에서 저질러진 사례들을 보면 돈 선거는 다양한 행태로 정치권 안팎에 퍼져 있다. 특히 공천을 따내기 위해 로비스트를 통해 돈을 건네는 행위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만약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정당 공천제가 유지된다면 기초단체장·의원의 공천을 둘러싸고 중앙·지방 당직자나 국회의원 주변에서 금품 거래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상당수 지역에서 공천=당선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경선 같은 철저한 상향식 공천으로 공천권 행사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기초단체장·의원 후보를 경선으로 선출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돈 선거는 국가적으로 커다란 낭비이고 폐해다. 재·보궐선거를 치를 때마다 혼란과 비용이 크다. 공천을 따내거나 당선되기 위해 돈을 쓰는 기초단체장 후보는 당선되면 ‘투자금’을 뽑아내려 각종 이권사업으로 ‘수금’에 매달린다. 이런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새누리당이 기초단체장·의원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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