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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리버티 센터 연 이정훈 인권대사 "북한 인권문제에도 레드 라인 긋겠다"

중앙일보 2014.01.15 00:31 종합 5면 지면보기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인권문제가 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비영리단체 ‘휴먼 리버티 센터’가 14일 문을 열었다. 센터가 탄생하는 데 산파역을 한 사람이 이정훈(53·사진) 외교부 인권대사(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다. 세계 저명인사들과 손잡고 센터를 연 이 대사는 창립식이 열린 연세대에서 기자와 만나 “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은 엄연한 반인도범죄”라며 “범죄를 저지른 자는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가해자 이름 등 증거 모아 북 압박
국제사회가 심판하기 위한 첫발

 그는 “지금까지 북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레드 라인’이 명확히 설정됐지만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레드 라인 자체가 없었다”며 센터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센터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활동과 보조를 맞출 계획이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한 선언적 규탄은 있었지만, 이를 반인도범죄로 못박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1년여의 조사 활동을 벌여온 COI가 오는 3월 최종 보고서 발간을 통해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탄압을 반인도범죄로 규정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를 심판하기 위한 첫 발을 떼는 의미가 있다.



 이 대사는 “COI 마이클 커비 위원장이 지난해 한국에 와서 북한 이탈주민들의 증언을 수집할 때 학대 행위를 한 사람의 이름, 직위뿐 아니라 어떻게 생겼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묻더라”며 “반인도범죄 처벌의 시작은 바로 가해자 특정이기 때문에 이번에 그런 부분까지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 당장은 포로수용소 경비나 군인 등 말단 직급의 이름이 나오는 수준이겠지만, 이를 토대로 더 많은 증거를 수집하다 보면 네트워크의 끝에 있는 지도부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센터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별도의 독립적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센터와 협약을 맺은 영국 로펌 호건 로벨스가 법률 자문을 맡아 북한 반인도범죄자들의 사법 처리가 어떻게 가능할지 국제법을 검토한 법률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 등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 내는 게 목표다.



 이 대사는 북한의 반인도범죄 처벌 추진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 미칠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아직까지는 북한 보호주의를 유지하고 있지만, 불안정한 북한 정세는 중국에도 큰 위협”이라며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 측면에서 국제사회가 명확한 선을 그어준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등을 돌릴 명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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