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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먼저 vs 지원 먼저 … 북한인권법 내달 통과될까

중앙일보 2014.01.15 00:30 종합 5면 지면보기
마이클 커비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이 지난해 8월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북한 인권실태 관련 공청회에서 북한 이탈주민인 신동혁씨의 증언을 듣고 있다. 커비 위원장은 당시 북한 이탈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인권실태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뉴스1]


새누리당 지도부가 ‘북한인권법안’을 2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민생인권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뒤 하루 만이다. 북한인권법안의 처리 여부가 2월 국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한길 입장 바뀌며 핫이슈로
새누리, 인권 유린 예방·처벌 중시
민주당은 교류협력 무게 둬 이견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4일 신년 기자회견의 상당부분을 북한인권 문제에 할애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북한인권 문제를 방관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김한길 대표가 북한인권 개선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반드시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황 대표는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라며 “북한인권법은 그야말로 북한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기존에 제출한 관련 법안들이 대북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걸 의식한 발언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북한인권법안은 새누리당 윤상현, 심윤조 의원 등이 발의한 5개와 민주당 심재권, 윤후덕 의원 등이 발의한 5개를 포함해 모두 10개다.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안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유린을 예방하고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법안에 따르면 통일부는 북한 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된 ‘북한인권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3년마다 북한 주민의 인권실태 조사 방안 등 북한인권기본계획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침해 상황을 감시할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원회 소속으로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기록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신설(심윤조 의원 안)한다는 내용도 있다. 향후 통일이 됐을 때 관련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반면 민주당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이 대부분이다. 통일부 내에 담당 기구를 설치해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 보호와 생활 유지를 위해 식량과 비료, 의약품 등 각종 물품을 지원(윤후덕 의원 안)하거나 ‘인도주의자문위원회’와 ‘인도주의정보센터’를 통해 인도적 지원에 대한 자문은 물론 생활지원 등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수집하는 내용이다.



 지원 대상을 놓고도 시각차가 크다. 새누리당은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해 북한인권 관련 시민단체를 지원(윤상현 의원 안)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보수적 성향의 대북 인권단체를 지원하면 북한을 자극해 남북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히려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송환,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남북교류 사업을 법안(윤후덕 의원 안)에 담았다.



 이 같은 시각차로 인해 북한인권법은 17~18대 국회에서 처리가 불발된 데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철저히 감시해 북한 정권이 실질적인 부담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아 놓고 북한인권법이라고 화장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무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심재권 의원(민주당 간사)은 “북한인권법을 만드는 데는 100% 찬성하지만 이미 통일부 등에서 북한 인권 침해 사례를 축적하고 있는데 굳이 기록보존소를 만들 필요가 있는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고, 대북 전단 살포에 나서는 단체를 인권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천권필·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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