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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울보 … 빈깡통 차던 설움도 찼다

중앙일보 2014.01.15 00:24 종합 24면 지면보기
14일 FIFA-발롱도르를 수상한 호날두는 아들 호날두 주니어(아래)와 무대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호날두는 “어머니가 울고 계셨다.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두 번째 FIFA-발롱도르가 마음에 더 와 닿는다. 어머니와 아이 앞에서 받은 상이기 때문”이라고 각별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취리히(스위스) 로이터=뉴시스]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와 조각 같은 몸매, 힐튼호텔 상속녀 패리스 힐튼(33)을 포함한 뭇 여성과의 열애설,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여성 사이에서 낳은 아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의 겉모습은 ‘축구는 잘하지만 사생활은 형편없는 바람둥이’다. 과연 그럴까?


호날두, 두번째 FIFA-발롱도르
5년만에 2인자 한 푼 그의 이면 … 패스 안 오면 울 만큼 승부욕 강해
심장병 극복 후 새벽까지 연습, 이웃 위해 수백억원 통 큰 기부

 14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 시상식에서 2013년 세계 최고의 선수로 뽑힌 호날두는 “무대에서 울고 계신 어머니를 봤다”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1985년 포르투갈 본토에서 서남쪽으로 800㎞ 떨어진 마데이라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 형은 마약 중독이었다. 어머니가 식당에서 번 월급 70만원으로 생계를 꾸렸다.



 호날두에게 희망은 축구뿐이었다. 공이 없으면 양말 뭉치와 빈 깡통을 찼다. 골목 축구를 하다 공이 이웃집에 넘어가면 주인 몰래 잽싸게 꺼내 왔다. 호날두는 자신의 현란한 기술을 두고 “그 시절, 길거리에서 익힌 것”이라고 회고했다. 승부욕은 남달랐다. 어머니는 “아들의 어릴 적 별명은 울보였다. 골을 못 넣어도 울고, 친구들이 패스를 안 해도 울었다”고 말했다.



 97년 포르투갈 프로팀 스포르팅 리스본에 입단했지만 사투리를 쓴다며 따돌림을 당했다. 호날두가 청소할 때 끌고 다니던 수레에 친구들은 ‘페라리’라고 낙서하고 “부릉부릉” 소리를 냈다. 15세 때는 부정맥으로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었고, 구단에서는 축구를 그만둘 것을 권유했다. 다행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시 코치는 “호날두는 늘 새벽까지 홀로 남아 양발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드리블 연습을 했다”고 회고했다.





 호날두는 200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연습경기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에 띄어 1220만 파운드(약 212억원)에 맨유로 이적했다. 데이비드 베컴의 7번을 물려받았지만 개인 플레이로 일관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맨유 동료였던 웨인 루니의 퇴장을 이끌어 낸 뒤 윙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호날두는 성숙해졌다. 팀 플레이에 녹아든 호날두는 2008년 맨유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발롱도르 및 FIFA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다. 2009년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인 8000만 파운드(약 1389억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그에게 유일한 걸림돌은 ‘축구천재’ 메시(27·바르셀로나)였다. 지난 4년간 FIFA-발롱도르는 매번 메시의 몫이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2013년 월드컵 예선을 포함해 59경기에서 69골(경기당 1.17골)을 터트리며 5년 만에 1인자 자리를 되찾았다. 호날두는 14일 FIFA 184개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들이 투표로 뽑은 FIFA-발롱도르 투표에서 27.99%를 받아 메시(24.72%)와 프랑크 리베리(23.36%·바이에른 뮌헨)를 제쳤다.



 호날두는 페라리를 포함해 18대가 넘는 차를 갖고 있다. 어릴 적 못 사 먹어 한이 맺힌 달걀 모양의 킨더 초콜릿은 지금도 중독 수준으로 좋아한다. 4년째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 톱모델 이리나 샤크(28)와 2010년 얻은 아들 호날두 주니어만 바라보고 있다. 호날두는 기부왕이기도 하다. 2010년 폭우가 몰아쳐 40여 명이 사망한 고향 마데이라섬에 거액을 내놓았고, 소말리아·팔레스타인 어린이 돕기에도 적극 나섰다. 지금까지 기부한 액수가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적인 헌혈을 위해 문신도 안 한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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