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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오 셰프의 분당 단골집

중앙일보 2014.01.15 00:05 강남통신 14면 지면보기
셰프의 집



① 로네펠트티하우스부티크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차 브랜드 로네펠트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티하우스다. 다른 나라에선 단순히 찻집으로 운영하지만 이 곳은 코스요리도 맛볼 수 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한적한 고급 빌라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 연말연초에도 과히 북적이지 않는다. 2층이 레스토랑, 4층 옥상은 통째로 빌려 바비큐 파티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로네펠트의 차 400여 종을 구매할 수 있는데, 해븐 앤 얼스(heaven and earth) 등 시중에 없는 차 50여 종도 맛볼 수 있다. 레스토랑 옆 198.3㎡(60평) 텃밭에서 각종 채소와 허브 10여 종을 직접 재배해 재료로 쓰고 있다. 정확한 시간에 요리하고 음식이 식기 전 서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위해 손님에게 늘 사전 예약을 당부한다.



대표 메뉴: 땅콩단호박소스와 자색고구마 크림샐러드를 곁들인 영계구이(코스 요리 에피타이저, 3만9600원부터), 메생이와 생굴크림을 곁들인 전복(코스요리 에피타이저, 3만9800원)

주소: 분당구 운중동 361

할인카드: 신한 레이디카드 10%할인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9시30분

좌석수: 40개

주차여부: 지하주차장 10대, 레스토랑 앞 골목 주차가능

전화번호: 031-709-9248





“요리학교 근처도 안 갔어요. 하지만 그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자부합니다.”



 23살 젊은 나이에 호주 시드니의 유명 레스토랑 ‘펠로’의 총괄셰프로 현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던 이찬오(30) 셰프는 자신감이 넘쳤다.



 처음엔 자신감이 좀 과한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그의 짧으면 짧고, 또 길다면 길 수 있는 10여 년의 요리인생에 대해 들었더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셰프는 18살에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러 호주에 유학가서는 생활비 벌 생각에 레스토랑에서 접시닦기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게 요리에 입문한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조금씩 요리에 대한 흥미를 키웠고, 20살에 올인하기로 마음먹었다. 3년만에 유명 레스토랑 총괄셰프가 됐으니 다들 원래 재능이 있었던 걸로 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이 셰프는 “100% 노력”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고된 하루 일과가 끝나면 그때부터 혼자 세계적 셰프들의 레시피북을 들여다 보며 따라했다고 한다.



 “책 보다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 또 책보다 출근하는 게 일상이었죠. 레스토랑 일 끝나고 3~4시간씩 남아서 썰기 같은 기본기 연습도 혼자 했고요. 그렇게 4년 해보세요. 누구라도 손끝 감각이 달라져요.”



 월급은 요리책이나 식재료를 사거나, 아니면 유명 셰프 레스토랑을 찾아가 음식맛 보는 것 외엔 써 본 일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고생해서 정상급 자리에 올랐지만 거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이번엔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프랑스에서는 호주보다 더한 고난의 연속이었다. 호주에선 명색이 총괄셰프였지만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고생고생 끝에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릴레 루이 트레즈’에서 일하게 됐지만, 셰프로서가 아니라 접시닦는 일 바로 위 단계인 데미셰프(보조셰프)하는 일에 만족해야 했다.





 이 셰프는 “프랑스에서의 1년은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는 생각을 수십 번 했을 정도”라며 “하지만 여기에서도 호주에서처럼 미친듯이 공부하고 엄청난 재료를 탐구했더니 결국 고기와 소스를 담당하는 파트장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1년 뒤 수셰프(부 주방장)로 재계약하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그는 또 미련없이 프랑스를 떠났다. 여기서 쏟아야 할 열정은 다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네덜란드의 프렌치 레스토랑 스타티흐, 한국의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을 거쳐 지난해 9월 분당의 로네펠트티하우스부티크의 총괄셰프를 맡았다.



 이 셰프는 단순히 맛뿐 아니라 주방을 직접 설계하는 등 레스토랑에 자기 색을 입혔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나 각종 소품도 직접 만들었다.



 호주에서 그가 처음 주목받았던 건 형식을 파괴하는 창의적 요리 덕분이다. 그는 지금 이런 토대로 ‘코리안 프렌치’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몇 년 전 유행했던 소위 퓨전 음식같은 가벼운 개념이 아닙니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어요. 생각해 보세요. 똑같은 재료라도 얼마 전 별세한 미국의 세계 최정상급 셰프 찰리 트로터가 그걸 섞는 것과 막 요리를 시작한 대학생이 섞는 것과는 차이가 있잖아요. 요리에 대한 철학과 깊이·이해·스타일이 있는 셰프의 요리는 예술품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냥 잡탕이죠.”



 한번 결심하면 무섭게 책부터 파고드는 그답게 요즘 로네펠트 주방 여기저기엔 『한국의 음식』『‘우리 산의 버섯·약초 건강법』『아름다운 한국음식』 등 요리책이 놓여져 있다. 한국 식재료부터 공부하는 거다.



이 셰프는 “그동안 해온 프렌치 요리에 꿩·곶감·막걸리 등 우리 식재료를 접목해 한국적인 무언가로 풀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로네펠트 메뉴를 바꿀 계획이다.



 이론을 중시한다고 해서 실무에 약한 것도 아니다. 그는 맛집 찾아 다니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훌륭한 셰프에게 요리를 배울 수는 없지만 그 음식을 먹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부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주로 미슐랭 등 레스토랑 가이드북을 참고하지만 무작정 찾아가는 곳도 많다. 이럴 때 실패 확률을 낮추는 그만의 팁이 있다고 한다.



 이 셰프는 “일단 메뉴가 너무 많은 집은 절대 안 간다”며 “메뉴판 길이가 짧을 수록 좋고 주방이 공개된 오픈키친은 무조건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영주 기자



셰프의 이웃집



분당은 서울과 그리 멀지 않은데도 한적하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찬오 셰프는 틈틈이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맛집을 두루 찾아다니지만 직장과 집이 모두 분당인 만큼 특히 인근 맛집에 대한 애착이 더 크다. 로네펠트티하우스 바로 근처, 정자동의 집 주변 등 이찬오 셰프가 평소에도 편하게 불쑥불쑥 찾아가는 분당 단골집 5곳을 소개한다.



② 스토브온



대표 메뉴: 더블치즈피자(7000원), 불고기피자(8000원)

추천 이유: 요즘 도우가 얇은 나폴리 피자를 많이 먹는데 여기는 도우가 두껍고 폭신폭신하다. 화덕에 직접 구워 맛있을 뿐 아니라 모양이 직사각형이라

재미도 있다. 기본이 1인용으로 나오는데, 그 양이 보통 피자 2~3조각 정도 된다. 같은 브랜드 가게가 백화점 등 다른 곳에도 있지만 이곳은 아파트 1층에 있어 아기자기하고 푸근한 동네가게 같아 더 좋다.

주소: 분당구 금곡동 192번지 두산위브 106동 101호

할인카드: IBK카드 10%할인

영업시간: 낮 12시~ 오후 10시, 오후 3~5시가 쉬는 시간이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주문 가능(명절만 휴무)

좌석수: 25개

주차여부: 아파트 주차장 이용가능 (3시간 무료)

전화번호: 070-4130-5775



③ 벨라메종



대표 메뉴: 샤퀴테리(2만원), 통오리 꽁피(3만8000원)

추천 이유: 분당에서 프랑스의 정서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프렌치 레스토랑 중 하나. 쉬는 날 저녁이나 브런치를 많이 먹으러 간다. 제철에 맞춰 계속 바뀌는 코스요리는 와인과 곁들이기 좋다.

주소: 분당구 수내동 22-1 1층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3시, 오후 6시~밤 12시(매주 일요일 휴무)

좌석수: 60개, 테라스 25개

주차여부: 상가 주차장 이용가능(30대)

전화번호: 031-719-1492



④ 장수촌운중본가



대표 메뉴: 누룽지닭백숙(4인·3만8000원), 누룽지오리백숙(4인·4만3000원)

추천 이유: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 나들이 분위기 내며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식당이다. 찹쌀과 녹두 등 국내산 식재료를 이용해 국물이 걸쭉하면서도 뽀얗다. 김치도 맛있고 막걸리 한 잔 곁들여 먹으면 특히 맛있다.

주소: 분당구 운중동 397-1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10시(명절만 휴무)

좌석수: 180개

주차여부: 주차장 40대, 가게 앞 도로 주차가능

전화번호: 031-705-9973



⑤ 카스테라봉봉



대표 메뉴: 마카롱(1개·2000원), 반숙카스테라(6000원), 에스프레소(4500원)

추천 이유: 친절한 데다 커피가 정말 맛있다. 우리 레스토랑이 티만 취급해서 커피가 먹고 싶을 때 직원들과 자주 가는 곳이다. 마카롱도 맛있는데, 손님을 대상으로 비정기적으로 마카롱 체험실습도 한다. 네이버 블로그(castellabb)에 신청하면 마카롱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다. 수업비는 8만~10만원.

주소: 분당구 운중동 35-4

할인카드: 없음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10시

좌석수: 40개

주차여부: 주차장 이용가능(15대)

전화번호: 031-705-1562



⑥오또꼬



대표 메뉴: 가츠나베(9000원), 오또코샐러드(1만4000원), 계절메뉴(굴버터구이·8000원)

추천 이유: 국내 이자카야 중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정자동에서 모임이나 약속이 잡히면 늘 여기서 만난다. 지난 여름엔 거의 매일 갔을 정도다. 재료도 신선하고 서비스도 좋다. 주인장이 매일 수산시장에 가서 제철 생선이나 재료를 가져와 요리하기 때문에 계절별로 메뉴가 바뀐다.

주소: 분당구 정자동 17-1 젤존타워

영업시간: 오후 5시~ 새벽 2시, 금·토요일 오후 5시~새벽 3시(명절만 휴무)

좌석수: 64개

주차여부: 건물 주차장 이용 가능(100여대)

전화번호: 031-711-0771







셰프의 대표 메뉴



메생이와 생굴크림을 곁들인 전복



한국 식재료를 연구해 ‘코리안 프렌치’를 만들겠다는 이찬오 셰프가 최근 개발한 메뉴다. 굴과 메생이, 전복 등 겨울에 나는 제철 식재료를 크림과 마늘, 새우를 곁들여 프렌치풍의 에피타이저로 만들었다. 부드러운 굴과 쫄깃한 식감의 전복이 조화를 이루고 고소한 크림은 풍미를 더한다. 해산물 특성상 신선하지 않으면 자칫 비린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싱싱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재료(1인분 기준)

작은 굴 50g, 메생이 10g, 전복 1개, 딱새우(새우) 2개, 톳 2~3줄기, 마늘 슬라이스 10개, 크림 100ml,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약간



TIP 조리법이 간단하고 양념도 많이 들어가지 않지만 식재료 준비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전복은 이끼나 불순물 등을 제거해 잘 손질하고 굴 역시 차가운 물로 흙과 껍질을 잘 씻어준다. 전복은 완전히 익어야 더 쫄깃하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을 내기 전에 크림 소스 안에 넣어 2~3분 충분히 익혀준다.새우와 마늘은 반드시 한번 구운 후 크림에 넣어야 한다. 재료가 구어지면서 풍미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크림 대신 우유를 사용해도 맛은 비슷하지만 나중에 소스농도가 묽어지는 데다 색깔도 크림을 사용할 때만큼 예쁘지 않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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