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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난방사업자는 더 내라 … 이상한 LNG값

중앙일보 2014.01.15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똑같은 사업을 하는데 설비 용량만을 기준으로 연료 값을 차별하고 있다. 배기량이 큰 에쿠스에는 L당 1600원, 배기량이 작은 모닝에는 1800원에 연료인 천연가스(LNG)를 판매하는 괴물 같은 요금체계다.”(중소형 집단에너지 업계)


100㎿ 기준 ㎥당 801원 vs 968원
대형사 웃고, 소형사는 적자 행진
"전력산업기반기금 활용 검토를"

 허가된 지역에서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자, 그중에서도 중소형 업체들이 시련을 겪고 있다. 2008년 이후 LNG 값이 급등하면서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발전 원가에서 LNG가 차지하는 비중은 60~80%에 이른다. 특히 LNG 요금체계 탓에 중소형 업체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정부는 1995년부터 발전용량 100㎿를 기준으로 요금을 차등 부과하고 있다. 100㎿ 이상은 발전용으로 구분해 한국가스공사가 도매요금으로, 100㎿ 미만은 도시가스 회사가 소매요금으로 공급한다.



올 들어 정부가 도시가스 요금을 기습 인상하면서 가격 차이는 더 벌어졌다. 12일 현재 인천지역의 100㎿ 미만 LNG 단가는 ㎥당 968.8원으로 발전용 801.2원보다 20% 이상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도매가격 인상률(4.75%)보다 소형 사업자 인상률(5.5%)이 더 높다”며 “중환자에게 타격을 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지역난방공사·GS파워 등 대용량 발전기를 가동하는 기업은 최근 2~3년간 한 해 5~1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짐코·경기CES·중부도시가스 등 용량 2~88㎿의 중소형사들은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래픽 참조>



 경기도 양주에서 난방사업을 하는 경기CES는 한 해 1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다가 2012년 7월 부도를 냈다. 현재는 에너지컨설팅 업체 코발트스카이와 인수계약을 앞둔 상태다. 서울 사당동 일대 2700여 가구에 난방열을 공급하는 짐코 역시 2006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내리 적자다. 용량 88㎿의 발전기를 가동 중인 대전열병합발전의 고훈진 대표는 “도매가격과 대비해 한 해 60억~130억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난방요금을 올릴 수도, 사업을 접을 수도 없다. 현행 열요금은 지역난방공사 요금이 준용되는데, 중소 사업자가 요금을 올릴라 치면 금세 소비자의 저항이 따른다. 한태일 한국지역냉난방협회 부회장은 “지역난방공사는 저가로 LNG를 공급받으면서 쓰레기 소각열, 공장 폐열 등 값싼 에너지원을 두루 활용하고 있어 경제성에서 중소업계가 따라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성진 짐코 전무는 “사업권 반납도 검토했지만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기업은 순항하는데 중소 사업자는 적자 늪에 빠지는 구조에 대해 정부 대책은 엇갈린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용환 가스사업과장은 “용량이 작은 사업자는 소매가를 적용하는 요금체계를 알면서 시작한 만큼 1차 책임은 사업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 고위 관계자는 “지역 내 생산·판매에 따른 송전비용 절감, 전력 피크에 대비할 수 있는 가동체계 등 순기능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한국산업기술대 강승진(에너지경제학) 교수는 “중소형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을 완화하기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상재 기자



◆집단에너지 사업=특정 지역 발전소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 생산해 전기는 한국전력거래소에, 열은 주택·상가 등에 판매하는 사업.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개념과 비슷해 멀리 송전해야 하는 부담이 없다. 에너지 이용효율이 84%로 일반 발전소(48%)보다 높고 이산화탄소·황산화물·분진 등 오염물질 배출은 절반 이하다. 국내 전력 설비의 4.2%(3537㎿)지만 전체 가구의 15%(220만 가구)에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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