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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히든싱어, 고 김광석의 목소리 '무대 위에서 살려내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3.12.29 13:13
[사진 JTBC]
지난 28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2'에선 17년 전 세상을 떠난 가수 김광석과 모창 능력자 5명이 노래 대결을 벌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제작진이 1년 간의 노력 끝에 아날로그로 녹음된 김광석의 노래를 디지털로 복원, 반주 없이 김광석의 목소리만을 추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김광석의 살아생전의 목소리가 무대 위에 다시 살아났다. 통기타와 하모니카 하나로 무대를 가득 채웠던 '가객' 김광석의 음성이 울려퍼질 땐 환호성이 절로 나왔고 그가 서 있어야 할 곳에 조명만 빛날 땐 그리움의 눈물이 쏟아졌다.



제작진이 '고 김광석 편'을 기획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고인의 목소리가 담긴 CD와 모창 능력자들의 라이브 사이의 이질감이 느껴질 것'이란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던 게 사실. 고 김광석의 명곡 '사랑했지만'을 만든 한동준은 "김광석은 따라하기 쉬운 가수인 동시에 따라하기 어려운 가수다. 창법 자체가 독특하진 않지만 슬픔이 담긴 김광석 특유의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걱정했다. 이는 1라운드 '먼지가 되어' 시작과 동시에 무너졌다. 바로 옆에서 노래하는 듯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모창 능력자들의 실력도 상당했다. 3회 연속 모창 능력자가 '고 김광석일 것 같은 사람' 1위를 차지하며 원조가수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한동준, 1987년 김광석과 동물원으로 활동한 14년지기 절친 김창기가 3회 연속 '고 김광석의 목소리 찾기'에 실패해 머리를 부여잡고 좌절케 만드는 실력파들만 출연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당연히 고 김광석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했고 감동적이었다는 평이다.



고인을 잊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김창기와 한동준은 "나는 광석이가 죽은 뒤 광석이의 음악을 안 들었다. 마음이 복잡해지니까. '히든싱어2'에 나오기 전에 다시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종 4라운드에 오른 '거리에서 김광석' 채환 씨가 "군 제대 후 김광석 형님의 (사망) 비보를 들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카세트 테이프를 모두 태웠다. 이후 1년 동안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노래 부르는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너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어 못살겠더라"고 고개를 떨궜다. 김창기는 "나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동준은 "내 휴대전화엔 아직 광석이의 전화번호가 남아있다. 마음에서 지우지 못하겠다.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광석이의 목소리로 행복을 줘서 감사하다"고 눈가를 촉촉히 적셨다.



100분 동안 방송된 '히든싱어2'에서 흘러나오는 고 김광석의 노래는 누군가에겐 추억,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선한 가슴 울림을 안겼다. 1라운드 '먼지가 되어', 2라운드 '나의 노래', 3라운드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4라운드 '서른 즈음에' 뿐만 아니라 '바람이 불어오는 곳' '거리에서' '사랑했지만'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특히 한소절 룰의 힘 덕분에 세밀한 감수성을 표현한 가사와 멜로디는 대중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한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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