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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의 엉덩이·사타구니 통증은 고관절 이상 신호

중앙선데이 2013.12.29 00:33 355호 18면 지면보기
술 마실 일이 잦은 연말. 애주가라면 사타구니 통증을 무심코 지나쳐선 안 된다. 과도한 음주로 발생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증상일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대퇴골두(골반 뼈와 맞닿아 있는 넓적다리의 끝부분)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 뼈가 썩는 질환이다. 생소한 병명 탓에 한때 희귀성 난치병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성인 고관절 질환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전영수 교수는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 중 50~60%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술이 부르는 병,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성분 남용, 외상으로 인한 골절이 주원인이다. 전 교수는 “외국은 스테로이드 성분 남용이 가장 큰 발병 원인인 반면 우리나라는 환자의 35~40%가 알코올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소주 5병을 10년 정도 마시면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10배 증가한다는 통계도 있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4배 이상 많다.

주요 증상은 사타구니·엉덩이 부위의 통증이다. 전 교수는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중 엉덩이 관절이 뻐근하거나 사타구니·엉덩이관절 앞쪽에 통증이 느껴지는 사람, 양반다리로 앉는 것이 힘들어진 사람은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하면 엉덩이관절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대다수는 허리디스크나 척추질환으로 오인한다. 간혹 고관절이 아닌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 무릎관절염을 의심하기도 한다. 그만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진단받는 시간이 지연돼 조기 치료가 어려워진다. X선 촬영·자기공명영상(MRI)으로 정밀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치료는 질병의 진행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이미 뼈의 괴사가 진행됐다면 초기에 발견했어도 수술을 해야 한다. 전 교수는 “환자의 80~90%는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부담이 큰 질환이다. 환자의 관절을 유지하는 수술과 인공관절 수술이 있다”고 말했다. 골두의 함몰·괴사 정도가 미미하면 관절을 유지하는 천공술·중심감압술·생비골이식술 등을 시행한다. 하지만 수술효과를 100% 보장할 수 없어 최근엔 시행 빈도가 점점 줄고 있다.

손상된 고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표면치환술·인공관절수술이 보다 효과적이다. 표면치환술은 괴사 부위의 표면만 깎아서 새로 씌우는 것으로, 수술 후 거의 정상인에 가까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전 교수는 “표면치환술을 받은 프로야구 선수가 별 무리 없이 선수생활로 복귀한 사례가 있다”며 “단 손상 범위가 크지 않은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괴사 범위가 크면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한다. 전 교수는 “인공관절수술은 나중에 재수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환자가 많은데 오해다. 제대로 관리하면 20~30년 정도는 효과가 지속되며 재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단 큰 수술이므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병원에서 하는 게 좋다.

인공관절을 삽입해도 일상생활엔 문제가 없다. 수영·골프·등산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단 축구·야구·농구·암벽등반 등 관절에 충격이 가해지는 격한 운동은 안 하는 게 좋다. 다리를 꼬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도 피하는 게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지나친 습관성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 치료 목적이 아닌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도 주의한다. 쪼그려 앉거나 한 자세를 오래 지속하는 등 관절에 무리를 주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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