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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민 기자의 '살림의 신'] 살림 헌법 1조 1항 … "필요 없는 건 싹 버려라"

중앙일보 2013.12.27 02:30 Week& 7면 지면보기
1일 저녁 6시 50분 방영될 JTBC 프로그램 ‘살림의 신-정리의 신’의 한 장면. MC 정지영(오른쪽)씨가 ‘옷걸이 달인’ 안영미씨에게 세탁소 옷걸이로 목도리 걸이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 JTBC]


‘정리 컨설턴트’를 만났다. JTBC 프로그램 ‘살림의 신’ 녹화 현장에서다. 주인공은 ‘새해맞이 선물 대방출-정리의 신’편에 출연한 한국정리정돈협회 임희정 회장. ‘이런 직업도 있었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기자도 같은 궁금증에 녹화가 끝난 뒤 ‘한국직업사전’을 뒤적였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직업을 조사해 2012년 펴낸 최신 자료다. 여기에 소개된 직업 수는 총 1만1655개, 그중 정리·정돈과 관계 있는 ‘청소 관련직’은 110개였다. 하지만 사전엔 ‘정리 컨설턴트’라는 항목이 아직 등재돼 있지 않았다. 고용정보원이 직업사전을 펴내는 이유는 청소년, 구직자, 기업체 인사담당자, 노동정책 입안자 등이 직업 세계의 변화 추세를 이해하고 대응케 하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구직자 등은 새로 생긴 흥미롭고 유망한 직업이라든가, 전엔 각광받다 필요가 감소해 없어진 직업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이직·전직 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생 설계 단계부터 직업을 잘 골라야 하니 그렇다.



그렇다면 아직 직업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종 직업, 정리 컨설턴트는 뭘 하는 사람일까. 임 회장은 녹화장에서 정리 달인의 살림 비법에 하나하나 이유를 달아가며 설명을 보탰다. 출연자가 “정리할 땐 각종 정리함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 과정은 물건에 제 집을 지어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는 식이었다. 그리고 정리의 3원칙, ‘정리·정돈·유지’ 중 정돈 과정으로 분류했다.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게 ‘정리’, 필요한 것들만 모아 모아 제자리를 찾아주는 게 ‘정돈’, 쓰고 난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게 ‘유지’라고 했다. 듣고 보면 당연한 얘긴데도 정리 컨설턴트가 하나하나 짚어가며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주니 훨씬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들렸다.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늘게 되는 자질구레한 세간살이를 정리해야지 해야지 다짐만 하며 한 해 동안 속앓이만 했다면, 당장 할 수 있는데도 엄두가 나지 않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면, 이제 스스로가 정리 컨설턴트가 돼 볼 때다. 묵은 짐을 새해까지 지고 가면, 또 한 해 내내 속앓이를 하고 살게 아닌가.



다음주 수요일(1일) 저녁 6시50분 JTBC 프로그램 ‘살림의 신’은 ‘새해맞이 선물 대방출 - 정리의 신’ 편으로 꾸며진다. 아이들 놀이용으로 집안 여기저기 붙여 놓아 지저분한 각종 스티커를 깔끔하게 떼는 비법, 온갖 잡동사니 살림살이를 제대로 정리하는 비법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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