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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고등어·삼계탕 … 돈 대신 현물기부 늘어

중앙일보 2013.12.27 01:38 종합 16면 지면보기
지난 19일 대구시 삼덕동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의실에서 기부 협약식이 열렸다. 기부 물품은 지역 식품업체인 대명종합식품의 건빵 2000봉지(70만원 상당)였다. 대구모금회는 이 건빵을 저소득층 노인, 결식아동들에게 전달했다. 회사는 같은 분량의 건빵을 매달 내놓기로 했다. 이 회사의 손형권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생산하는 건빵이 결식아동이나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간식 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구사회복지모금의 34%
머플러·공연관람도 나와

 손 대표처럼 현물로 이웃을 돕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웃돕기는 ‘성금’(돈)으로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09년 전체 모금액 3319억원 중 14%(466억원)를 차지했던 현물이 지난해 18.2%(757억원)로 뛰었다. 대구모금회의 경우 지난해 총 기부액 93억5600만원 중 32억2600만원이 현물 기부로 34.5%를 차지했다.



 현물 가운데는 식품류가 많다. 대구신화수산은 올 1월 자반고등어 500박스(2000만원 상당)를 대구모금회에 전달했다. 대구 금산삼계탕은 올 2월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3200명분의 삼계탕을 내놓았다. 1인분씩 포장된 삼계탕은 대구모금회와 지역별 사회복지관의 자원봉사자를 거쳐 노인들에게 전달됐다. 현물 중에는 조리용 양념도 있었다. 청우식품은 자사가 생산한 각종 무침용 양념 50박스를 기부했다. 식품류는 주로 기부자의 뜻에 따라 배분된다. 소년소녀가장이나 혼자 사는 노인 등을 지정할 경우 각 지역의 사회복지기관이나 푸드뱅크 등을 통해 전달된다.



 머플러·공연관람도 기부 품목에 들어있다. 섬유업체인 정화실업은 저소득층 노인을 위해 회사에서 만든 머플러 3000여 개를, 공연기획사인 쇼비보이는 최근 저소득층 어린이 500여 명을 초청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관람토록 했다. 이 밖에 뜨개질한 양말, 쌀, 과자, 안경 등 다양한 물품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모금회의 김찬희 주임은 “경제적인 부담 탓에 현금 대신 현물로 온정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응도 좋은 편이다.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게 하는 머플러나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는 공연 관람 등이 대표적이다. 자반고등어 등 반찬류도 노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대구모금회 측도 현물 기부업체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금 기부와 똑같이 세제 혜택을 주고 제품에 이웃돕기 로고인 ‘사랑의 열매’도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모금회 조해녕 회장은 “돈이든 물품이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구모금회는 ‘희망 2014 나눔 캠페인’ 기간인 11월 20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이웃돕기 성금 60억4000만원을 모으기로 했다. 26일 현재 모금액은 29억4360만원이다. 기부 문의 053-667-1000.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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