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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 전원 대학 합격 … 신라고 꼴찌 반란엔 1등짜리 전략 있었네

중앙일보 2013.12.27 01:16 종합 14면 지면보기
3년 전 이 고교에 입학할 때 학생들 성적은 주변에서 하위권이었다. 인근 인문계는 중학교 내신과 논술을 합쳐 250점은 돼야 들어갔건만, 이곳 학생들은 200점 안팎이었다. 하지만 3년 뒤 대학입학 성적은 확 바뀌었다. 3학년 220여 명 중 180여 명이 4년제 대학에 수시 입학했다. 한 반 전원이 4년제에 수시 입학하기도 했다. 비평준화인 경북 경주 신라고 얘기다. 교사·학생 스스로도 “꼴찌의 반란”이라고 할 정도다.


유명대 견학하고 학생끼리 과외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0년께. 당시 교장·교감과 교사들이 “‘꼴찌학교’의 불명예를 벗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기숙사 생활을 권하며 집요하게 공부시켰다. 마음가짐까지 바꿔놓았다. 1학년 때 교사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서울 명문대 캠퍼스를 둘러보며 “너희들도 이런 데서 공부해야 하지 않겠나”고 하는 방법으로다.



3학년 김준수(18)군은 “캠퍼스를 돌아보면서 고교가 인생의 마지막 학업이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김군은 중학교 때만 해도 게임에 빠져 학업을 돌보지 않고 ‘좀 논다는’ 친구들과 어울렸다. 하지만 이번 대입에서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정보학과,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등 4곳에 합격했다.



신라고는 또 독특한 학습방법을 택했다. 학생들끼리 과외를 하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는 학생은 영어 과외교사, 수학을 잘하면 수학 과외교사가 되는 식이다. 3학년 4반 김호영 담임교사는 “서로의 마음을 잘 아는 친구들끼리 배움을 주고받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때론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인근 향교를 찾아 인성교육을 받는다.



 한편에서 수시 전형에 대비해 면접 준비를 철저히 했다. 면접 상황을 꾸민 ‘연극’을 하면서 실전 능력을 키웠다. 졸업생들을 통해 많이 나오는 질문을 파악한 뒤 교사들이 면접관 역할을 맡아 학생들이 면접 실습을 치르도록 한다.



 이 학교 박수호 교감은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목표 대학·학과를 고르도록 한다”며 “해당 학과 수시 전형에 맞춰 내신 실력과 동시에 특성을 키워나간 것이 진학률을 크게 높이는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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