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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필리핀 공항 마스터플랜 짜준다

중앙일보 2013.12.27 01:14 종합 14면 지면보기
한국의 공항이 세계 곳곳으로 속속 ‘수출’되고 있다. 운영 효율과 서비스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덕분에 ‘공항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 27억에 국가계획 수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6일 필리핀 국가공항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섬나라이자 관광국가인 필리핀은 전국에 총 85개의 공항이 있고, 이 중 13개가 국제공항이다. 지난해 약 6000만 명의 여객이 공항을 이용했다. 이들 공항 전체의 발전전략과 단계별 개발계획을 한국이 짜주게 된 것이다. 사업기간은 2015년 6월까지 18개월이며 사업비는 총 약 258만 달러(약 27억원)다. 그간 한국이 외국 개별 공항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국가 단위 계획 전체를 도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공항공사 김학철 해외1그룹장은 “국가 마스터플랜을 짜게 되면 공항별 개발 스케줄 등을 속속들이 알게 돼 향후 국내 설계·엔지니어링 업체가 관련 사업을 수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 수주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이뤄졌다. KOICA가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필리핀의 공항 마스터플랜 수립을 지원하고, 이 사업을 인천공항공사가 맡게 된 형태다. 하지만 앞서 세부공항 컨설팅(2010~2011년) 등을 통해 사업 발주처인 필리핀 교통통신부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최종적인 수주가 가능했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수주로 해외사업 실적이 총 8개국 17개 사업, 누적 수주액 7064만 달러(약 745억원)로 늘게 됐다. 공사는 2007년부터 전담부서를 두고 해외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2009년 이라크 아르빌공항을 시작으로 매년 러시아·네팔·방글라데시·캄보디아·인도·인도네시아 등에서 공항운영 자문, 건설사업 관리 등의 사업을 따냈다. 특히 러시아 하바롭스크공항의 경우 2011년 아예 지분 10%를 인수해 공항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공항은 러시아의 351개 공항 가운데 아홉 번째 규모로, 연방정부가 극동지방 허브공항으로 밀고 있는 곳이다.



 김포국제공항 등을 운영 중인 한국공항공사도 해외시장에서 잇따라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지난해 리비아 베니나·미수라타 공항과 IT시스템 건설·교육 계약을 맺는 등 지금까지 5개국에서 5개 사업(총 76억원)을 수주했다. 30일에도 민간항공 역량 강화와 교육센터 건립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캄보디아와 26억8000만원짜리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공항공사와 달리 현재 공사법에 해외투자사업의 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다. 이를 명확히 밝히는 조항을 추가한 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26일 국회 국토교통위를 통과했다. 공사 관계자는 “법이 마무리되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 공사의 잇따른 해외사업 수주가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를 연패하며 국제경쟁력을 인정받은 덕”이라고 분석한다. 올해 ASQ에서 인천공항은 8년 연속 전체 공항 1위, 김포공항은 연간 이용객 1500만~2500만 명 규모 공항 가운데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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