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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성준, 부자 몸조심은 싫다

중앙일보 2013.12.27 00:11 경제 11면 지면보기
<16강전>

○·구리 9단 ●·안성준 5단



제10보(98∼109)=구리 9단이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웬만하면 따라붙을 수 있는 실력이지만 오늘은 좌하변 쪽과 우상에서 두 번이나 강타를 얻어맞았습니다. ‘묘수’라기보다는 ‘묘한 수’를 연속 당했는데 결국 여기서 큰 상처를 입고 말았지요.



 100은 어쩔 수 없는 수비라고 합니다. 백은 다섯 수, 흑은 네 수지만 중앙이 터져 있어 흑이 한 수 더 늘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겠지요. 하지만 100으로 지키는 구리 9단의 표정이 어둡네요. 먹이를 앞에 두고 돌아서야 하는 상처 입은 맹수의 모습입니다.



 안성준 5단은 즉시 101, 103으로 끊어갑니다. 오늘, 승부호흡에 막힌 구석이 하나도 안 보입니다. 몸도 경쾌한 듯 시원시원하게 강수와 맥점을 연발하고 있습니다. 형세도 괜찮은 만큼 부자 몸조심을 한다면 101은 ‘참고도1’ 흑1로 두는 게 안전합니다. 백2로 차단하면 흑3 맞보기지요. 하나 4로 뚫으면 중앙 백의 위용도 상당하지요? 넓은 중앙을 잘못 건드리다가 사고 날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부자 몸조심이 오히려 위험을 높이는 케이스지요.



 구리 9단은 104로 수를 늘리며 반격을 노립니다. 105, 107은 일단 선수지만 이후 흑도 응수가 간단치 않습니다. 약점이 두 군데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지요. ‘참고도2’ 흑1로 중앙 쪽을 지키면 백2, 4, 6으로 넘어갑니다. 흑이 안 되는 그림입니다. 결국 109는 예정 코스인데요, 이제 백의 절단을 흑이 어떻게 견디느냐 하는 문제가 남았습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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