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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투자·소비 줄어들고, 저가항공·스마트폰 등장하고

중앙일보 2013.12.27 00:10 6면 지면보기
러시아 루블화의 새 상징. 2013년 12월 11일 러시아 은행장회의에서 투표로 결정됐다. [리아 노보스티]


2013년 러시아 경제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한편으로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지만, 다른 한편으로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에서 순위가 상승했고, 프로젝트 야심작도 일부 선보였다. 올해 내내 러시아 국내외 전문가들은 핵심 국내총생산의 하락 전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부진의 원인이 러시아 내부에 있다는 점에선 의견이 일치했다.

2013 러시아 경제 결산
세계 기업환경평가 20계단 상승
중앙은행의 감독 기능 한층 강화
유럽시장서 아시아로 시선 이동
한·중·일과 석유·가스 교류 확대



첫째 원인으로는 에너지 부문 기업 등 국영기업들의 고정자본 투자 감소를 들 수 있다. 경제전문가그룹(EEG) 소속의 알렉세이 발라예프는 이를 경제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친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둘째 원인으로는 국민 부채 부담으로 인한 소비수요 성장 둔화를 들 수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를 보면 근로자 1인당 부채 부담은 평균 임금의 약 3.7%를 차지한다.



하지만 개별 지표 악화에도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고등경제대학 산하 세르게이 푸호프 발전센터 전문가는 “침체 경향은 2012년에 시작됐다. 그리고 침체가 지속되고 러시아가 불황에 빠질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우려할 만한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국제 평가를 개선하기 시작했다. 세계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서 러시아는 112위에서 92위로 뛰어올랐다. 가스프롬은행 경제전망센터의 막심 페트로네비치 연구원은 “러시아 정치 상황이 미묘한 가운데 정부가 힘을 모아 필요한 측면들에서 의도한 대로 개선을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투자가들이 볼 때 러시아 중앙은행이 거대 감독기관으로 나선 것은 중대 사건이었다. 중앙은행은 금융·은행 기관들과 연금·기금들의 리스크를 감독하게 된다. 페트로네비치는 “이런 조치는 리스크 관리와 이들 기관들의 대출·예금 활동의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신임 총재 취임 직후 거대 감독기관 지위를 부여받았다.



지난 7월부터 옐비라 나비울리나 총재가 중앙은행을 이끌면서 새 경영진이 곧바로 엄격한 은행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이 새로 채택한 노선의 핵심은 ‘더 이상 성역이 없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새 경영진이 취임하자마자 25개 은행의 영업 면허를 취소했다. 2012년 전체 취소 건수보다 많은 수치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마스테르 방크의 면허 취소다. 이 은행은 100대 거대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였다. 중앙은행은 나아가 마스테르 방크의 의심스러운 활동을 기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오래전부터 무르익은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기업들과 개인 수익자들의 이익에 봉사하고 있는 은행 ‘수백 곳’을 퇴출시킬 계획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그 과정은 지지부진했다”고 모스크바 소재 컨설팅 업체 매크로 어드바이저리(Macro Advisory)의 설립자 겸 선임파트너인 크리스 위퍼가 설명했다.



스포츠 해설자 빅토르 구셰프가 100루블짜리 소치 올림픽 기념 지폐를 설명하고 있다. [리아 노보스티]


2013년 러시아 대외 경제정책은 경제통상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유럽시장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독립국가연합(CIS)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 됐다. CIS 정책의 기본 방향은 2017년까지 단일경제지대 형성을 목표로 관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쟁탈전이 강화돼 러시아가 공격적 전술을 펼쳤지만, 이는 정치적인 것이었다. 우크라이나가 관세동맹에 남는다면 러시아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 만하다”고 세르게이 푸호프는 말했다.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는 석유·가스 수출 분야를 중심으로 강화됐다. 중국·한국·일본과의 협력이다. 아시아 국가들도 러시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국가는 동시베리아의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세르게이 루코닌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와 중국에 가장 효과적인 협력 틀은 러시아 내 천연자원을 개발해 이후 중국으로 수출하는 공동 사업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한국의 첨단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다. 러시아엔 경제 현대화라는 과제가 놓여 있는데, 한국이 첨단 기술 생산 시설 가운데 일정 부분을 러시아로 옮겨올 수도 있다. 러시아는 희토류 원소로 한국의 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전문가들이 ‘돌파구’라고 말하는 것들도 나타났다.



2013년에는 러시아 최초로 저가 항공과 스마트폰이 출시됐다. 아에로플로트 계열의 저가 항공사 ‘도브로료트’는 벌써 승무원 모집 공고를 냈다. 효율성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저가 항공사의 등장은 분명히 기존 항공사들의 사업 모델에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항공 요금이 인하되고 러시아 국민이 항공운송편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러시아 최초의 스마트폰인 요타폰(YotaPhone) 출시도 돌파구의 하나로 간주된다. 페트로네비치는 “우리는 정부 지원 없이 구상을 현실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액체 잉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크린 커버를 아이폰에 제안한 스타트업(신생기업)들도 있었다. 하지만 생산 단계까지 이어진 프로젝트는 하나도 없었다”며 “요타폰 팀은 선진국 스타트업들이 해결할 수 없는 엔지니어링 문제들을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이는 희망과 재능뿐 아니라 기회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나 쿠치마 RBTH 경제 에디터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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