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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러시아 예수 생일은 1월 7일 … 이때 점 보면 '족집게'

중앙일보 2013.12.27 00:10 4면 지면보기
[AP Photo]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성탄절은 12월 25일이지만 러시아에선 1월 6일에서 7일로 넘어가는 밤에 ‘정교식 성탄절’을 맞는다. 차이 나는 이유는 러시아에 그레고리력이 도입된 후에도 율리우스력대로 11일 후에 성탄절을 기념하는 전통이 남았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
성탄절 이전 40일은 금식 기간
6일부터 12일간 ‘스뱌트키’ 축제
젊은이들, 복 빌어주고 음식 얻어

오늘날 많은 이에게 성탄절은 신년 연휴의 연장선에 있다. 성탄절을 마지막으로 긴 신년 연휴가 끝난다. 종교가 없는 이들도 이날을 기념한다. 그들에게 성탄절은 다시 한번 가족과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낼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교 신자에게는 성탄절이 1월 1일보다 훨씬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일정은 약 3시간 동안 계속되는 성탄 전야 예배다.



가장 장중한 예배가 열리는 곳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성당인 모스크바의 구원자 예수 대성당이다. 매년 이 예배에 60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다. 500명 이상의 경찰이 질서 유지를 위해 동원된다. 이 성당은 모스크바에서 가장 큰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다.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친 것을 기념해 1883년에 건립됐다가 1931년 소련 정권에 의해 파괴됐고 그 자리에 레닌 동상과 함께 거대한 ‘소비에트 궁전’을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계획은 무산됐고 1958년 노천 수영장이 건설돼 94년까지 운영되다 99년 복원돼 현재 러시아 정교회의 본당 역할을 하고 있다.



성탄절에 앞서 40일간의 금식기간이 있다. 그중 가장 엄격한 날은 마지막 날인 ‘소첼닉(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이날엔 불리거나 삶은 쌀, 밀, 강낭콩, 완두콩, 채소만 먹을 수 있다. 금식은 날이 어두워지거나 예수가 탄생할 때 베들레헴 위에 떴던 별을 상징하는 첫 별이 보일 때 끝난다.



흥미로운 점은 정교의 성탄절 의식에 이교도적 풍습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1월 6일은 강탄절에서 주현절까지 12일간 계속되는 고대슬라브 축제 ‘스뱌트키’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때 젊은이들이 즐기던 오락은 점을 보거나 집집이 돌아다니며 복을 빌어주고 음식을 얻는 ‘콜랴도바니예’였다.



먼저 고대 루시에서, 그 후엔 제정 러시아에서 이 기간이면 저녁마다 처녀·총각들이 모여 동물이나 신화 속 인물로 꾸미고 마을과 시내를 돌았다. 불 켜진 집을 방문해 성가와 집주인을 칭송하는 축가를 부르며 음식을 요청했다. 집주인은 손님들을 맞아 성대히 대접했다. 이때 인색하게 굴면 한 해 운수가 나빠진다고 여겼다.



특이 처녀들이 미래의 남편을 점치기 위해 스뱌트키를 기다리곤 했다. 오랜 옛날부터 스뱌트키 기간에 보는 점이 가장 잘 맞는다고 여겨졌다.



이제 스뱌트키 풍습은 시골에만 남아 있고, 그나마도 예전처럼 거창하게 치르지 않는다. 반면 성탄절은 점차 더 많은 사람이 기념하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러시아인 중 35%는 성탄절이 새해보다 중요한 명절이라 생각한다.



엘레나 프로시나 기자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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