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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30년새 자제력 줄고 공격성 증가 … 러시아 가정 25%, 일상 폭력 경험

중앙일보 2013.12.27 00:10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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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들이 황폐해지고 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심리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11년 사이 러시아인은 거칠고, 사나워졌으며 자제력을 잃었다. 연구소의 안드레이 유리예비치 부소장은 “1981년, 1991년, 2001년, 2011년 10년마다 한 번씩 70개의 다양한 척도로 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여러 평가 부문 중 하나가 사회심리조사였는데 특히 대중교통이나 상점, 거리에서의 행동과 운전자의 운전방식을 조사했다. 일상적 관계 실험에 따르면 러시아 가정의 25%가 일상 폭력을 겪고 있다. 물론 모든 러시아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 사회 전반의 심리 상태, 즉 ‘병원 환자들의 평균 체온’이 그렇다는 것이다.


황폐해져가는 러시아인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심리조사
소련 붕괴 뒤 급격한 변화 주요인
정부 향한 분노가 다른 데로 분출

안드레이 부소장은 “공격적 범죄 문화가 러시아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이 1980년대 말이며 그때부터 비속어가 많이 나타나고 불법행동도 많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비어로는 наехать - 목적을 위해 압력을 행사하다, крышевать - 은폐하다 같은 것이 생겨났다. 배우자의 불륜을 밝히거나 ‘벌주기 위해’ 킬러를 고용하는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행태도 등장했다.



현대 러시아에서는 ‘공격적’이란 단어가 긍정적인 뉘앙스를 띠는 경우가 많다. ‘공격적 광고’는 효과가 큰 광고를, ‘승용차의 공격적인 디자인’은 훌륭한 디자인을 의미한다. 축구 팬이나 민족주의 기관 등 다양한 하위문화 역시 공격성이 유행하는 데 일조했다. 정부와 많은 언론사도 마찬가지였다. 안드레이 부소장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공격성을 낳는다. 일반 시민은 정부에 ‘접근’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정부에 대한 분노가 일반 시민 사이에서 분출되거나 여러 사회적 그룹에 전가된다”고 말한다. 외부 자극을 통해 지각하는 폭력도 주요 원인이다. 러시아 방송에서는 특정 국가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며 주변 상황이 적대적이고 위험한 것처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꽤 자주 방영한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연구원들은 “소비에트 이데올로기의 특징인 ‘타자라는 적’은 요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한편 긍정적 흐름도 있다. 안드레이 부소장은 “한 나라가 오랫동안 극도로 공격적인 상태에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러시아는 소련이 붕괴한 뒤 급격한 사회 변화가 일어난 90년대 초의 모습을 매일 떨쳐내며 안정을 찾아가고 새 현실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많은 러시아인이 휴양차 외국으로 여행을 가며 대개는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유럽 국가로 가는데 거기서 사람들 사이의 호의적 관계가 일반적이라는 것을 느끼고 그런 분위기를 러시아로 유입시킨다는 것이다.



타티야나 블라디키나 기자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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