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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재능나눔 새 모델 치유프로그램

중앙일보 2013.12.27 00:09 경제 10면 지면보기
임영진
경희의료원장
최근 나눔문화 확산과 사회참여 의식의 고취로 재능나눔 운동이 활발하다. 재능나눔은 개인, 단체 및 기업이 갖고 있는 재능을 이익과 이윤 창출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형태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나눔에 참여하는 다양한 방식 중 성금 기부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재능 기부라고 하니 그 관심과 참여도를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의료혜택에서 소외돼 의료진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농업인·독거노인·다문화가정 등이 있다. 특히 인근에 병원이 없어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소외된 농촌 지역의 고충이 극심한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 의료원은 재능나눔의 일환으로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농촌 지역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고자 다양한 농촌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해 왔다.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뿐 아니라 국경을 초월한 다양한 나눔 실천에 앞장서고자 했다. 태국·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러시아·중앙아시아 등지로 의료봉사단을 파견해 의료 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농촌 재능나눔 캠페인’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활기찬 농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의료원 전체 구성원의 공감을 바탕으로 환자와 함께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농촌진료 서비스를 확충하고 새로운 의료봉사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농촌 지역 활성화와 지역민의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우리 의료원은 기본적인 진료와 치료 수준을 넘어 환자 및 보호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총 15종의 치유 프로그램을 무료로 나누고 있다. 미술치료, 음악치료, 영양분석 및 쿠킹클래스, 자가관리, 건강마사지, 웃음치료, 영화치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환자 및 보호자의 심신 안정과 회복을 도와주고 있다는 점에서 재능나눔을 치유프로그램으로 명명했다. 치유프로그램은 초기에는 암환자 대상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모든 환자로 그 대상을 확대해 실행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의 회복을 도와주고자 노력 중이다. 농촌 지역민을 위해 의료봉사 외에도 치유프로그램을 통한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봉사활동의 효율성과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봉사는 의료진에게 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의사상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의료봉사단이 일정을 마치고 병원에 돌아와 진료를 볼 때면 환자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동안 의학은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 경쟁적 환경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의사상을 제시하지 못하고 차가운 이성과 의술만을 강요당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고통을 나눌 줄 아는 따뜻한 감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깊은 신뢰와 존중, 배려의 관계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재능나눔을 실천하면서 직접 나 자신이 체감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 더 많은 사람과 기업·기관의 참여가 늘어나 이런 변화를 경험하길 희망한다.



임영진 경희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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