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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래는 우주다

중앙일보 2013.12.27 00:08 종합 33면 지면보기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
(전 나로호발사추진단장)
며칠 전 중국의 ‘창어 3호’가 세계 세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중국은 자력으로 우주비행사를 배출한 데 이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달 착륙까지 성공시킴으로써 확실한 우주강국으로 부상하게 됐다. 이 는 중국 정부가 치밀한 우주개발 계획을 세우고 과감한 투자를 했기에 가능했다. 얼마 전 우리나라도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2040년까지의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우주개발에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지속적인 지원, 비전의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장기적인 우주개발 청사진을 제시한 이번 계획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 내용도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통한 자력발사능력 확보와 같은 선진국 수준의 우주개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우리나라 경제수준과 국가위상에 걸맞은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목표와 과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을 함께 내놓았다는 점이다. 우주개발을 통한 ‘미래의 부’를 창출하기 위해 관련 산업계가 우주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는 침체돼 있지만 각국 정부의 우주개발 예산과 상업 우주시장의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우주기술이 신기술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 체계기술’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주개발의 경제적 효과는 투입비용 대비 직접효과가 1.75~3.4배, 간접효과는 4배 이상에 이른다. 우주공간이 일상적인 경제활동의 영역이 되는 ‘우주경제’ 시대에 접어드는 것이다. 민간의 우주개발 참여가 확대되면서 우주개발의 산업화와 상업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관측·통신·항법 등 위성서비스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민간 우주발사체 개발, 우주관광 상품 등과 같은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가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을 발표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우주개발은 인류의 미래다. 선진국들은 이미 우주영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태양계 유·무인 탐사가 부쩍 늘고 있다. 미국은 2030년대 유인 화성탐사를 목표로 삼고, 중간단계로 소행성 유인탐사를 추진한다. 민간 우주업체인 스페이스X는 사람의 화성 이주를 사업 구상으로 내놓았다. 러시아와 유럽도 화성 무인탐사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중국·일본·인도도 달 탐사선 발사에 성공했고, 화성 탐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리는 지난 25년간 인공위성과 발사체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선진국을 추격해왔다. 그 결과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수준의 인공위성 시스템 기술과 발사체 기반 기술을 습득했다. 그러나 발사체의 핵심인 액체엔진 기술과 위성 탑재체 개발 기술은 아직도 미흡하다. 미국·러시아·유럽·일본·중국·인도 등 우주개발 선진국은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우주개발에 쏟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예산 비중이 최소 0.04%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예산은 연간 3억 달러 수준으로 GDP 대비 0.017%에 불과하다. 인력 규모 역시 선진국은 최소 1만 명 수준이지만, 우리는 2000명에도 못 미친다. 지금의 예산·기술·인력 수준으로는 앞으로 우주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정부가 내놓은 우주개발 청사진은 이런 상황에서 우주강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꿈을 실현시키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우주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세운 만큼, 이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학기술자의 땀과 노력,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의 합의와 성원이 필요하다. 시작은 늦었지만, 일관되고 진취적인 계획 아래 특유의 속도와 열정으로 노력한다면 우주는 우리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 (전 나로호발사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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