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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아들·딸이라 부른 선생님 … 악기 배우고 시집까지 낸 전교생

중앙일보 2013.12.26 01:10 종합 20면 지면보기
광주광역시 평동중은 2011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바닥을 강화마루로 바꿨다. 벽은 황토와 편백나무로 꾸몄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양말만 신고 지낸다. 쉬는 시간이면 바닥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고 공기놀이를 하기도 한다. 평동중은 전교생 35명의 작은 학교다. 학생 절반가량이 차상위계층·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에 속한다.


제1회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
광주 평동중, 부산 교동초 등
일상서 인성 가르쳐 단체상

 “학교를 집보다 편한 곳으로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2011년 이 학교에 부임한 김정인(54) 교장은 교사와 직원 모두가 학생들의 엄마·아빠를 맡도록 했다. 교직원 한 명이 학생 2~4명을 맡아 봄엔 나무를 심고 추석 땐 송편을 빚는다. 학생과 교직원들은 서로를 “엄마·아빠” 혹은 “아들·딸”이라고 부른다. 교과수업은 토론 위주로 진행된다. 김 교장은 “인성은 이벤트성 행사로 길러지지 않는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인성교육대상을 수상한 학교·단체들은 평동중처럼 교과수업과 체험활동에 인성교육을 녹여 가르쳤다. 부산 교동초는 전교생이 시인이자 음악가다. 정재규(54) 교장은 2010년 부임 이후 언어순화를 위해 전교생이 동시를 외우고 짓도록 했다. 매년 아이들이 쓴 시를 모아 시집(‘시가 쑥덕쑥덕’)도 출판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부 지원으로 ‘청솔드림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모든 학생에게 주당 4시간씩 악기를 가르치고 있다. 이런 덕분인지 성적도 올랐다. 2011년과 2012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경기도 성남의 수정청소년수련관은 2006년부터 소외계층 초5~중1 학생 56명을 위한 방과후학교아카데미(‘그루터기’)를 열고 있다. 매일 수영·바둑·오카리나 ·자원봉사 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명철(53) 수련관장은 “의기소침했던 아이들이 맘껏 뛰놀다 보면 자존감을 회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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