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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복지 질 높이고 일자리 창출 '윈윈'

중앙일보 2013.12.26 00:44 경제 6면 지면보기
신한은행은 올해 초 계약직 창구 전담직원(텔러) 695명을 정규직으로 발령냈다. 앞으로 채용할 텔러들도 모두 정규직으로만 뽑겠다는 발표도 덧붙였다. 이를 위해 정규직 내에 리테일서비스(RS) 직군을 새로 만들었다. 이로써 신한은행의 텔러들은 58세 정년을 보장받고 정규직과 똑같은 복리후생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금탑산업훈장
연차휴가 활성화로 인건비 아껴
정규직 등 신규 채용 두 배 늘려
중소기업 취업 청년들도 지원

 내부에서 일자리 질을 높이는 것과 함께 외부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힘을 보탰다. ‘잡 SOS(Sharing Of Shinhan)’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 그리고 일자리를 만든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종잣돈 934억원은 임직원들이 급여를 일부 반납하고, 연차휴가를 쓰도록 독려해 아낀 인건비로 만들었다. 그간 1300개가 넘는 중소기업과 8100명가량의 취업자가 혜택을 봤다.



 이런 일자리 창출 공로를 인정받아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24일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서 행장은 “그간 노력한 임직원 모두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행장이 취임하기 전 신한의 정규직 채용 규모는 연 평균 350명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2011년 취임 이후에는 연 평균 872명 규모로 크게 확대됐다. 텔러직의 일괄 정규직 전환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는 은행장으로서도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 부진과 저금리 기조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 노사는 ‘비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해 힘을 실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일자리를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 행장은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부서장에서 행원까지 전 직원이 2주간 연차휴가를 집중적으로 쓰는 ‘Wel-Pro’ 제도가 그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 직원이 휴가를 하루씩만 더 써도 상시 휴가 인력이 40여 명 늘어나게 돼 채용 규모를 키울 수 있다”면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아지고 일자리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시간제 일자리를 만드는 데도 팔을 걷어붙였다. 육아와 가사 일로 직장을 쉬어야 했던 ‘경력 단절 여성’들이 대상이다. 2016년까지 500개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기로 하고, 최근 200명 규모의 채용절차에 들어갔다.



 밖으로도 눈을 돌렸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일자리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드는 게 정보 부족으로 생기는 ‘미스매칭’이다. 구직난과 구인난이 공존하는 이유다. 신한은행이 그 해법으로 내놓은 건 ‘으뜸기업-으뜸인력’ 매칭사업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힘을 합쳐 우수 중소기업(으뜸기업)에 청년 구직자를 연결해 주고,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한 기업에는 인건비를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다만 서 행장은 기발한 아이디어보다는 ‘금융업 본연의 역할을 통한 사회공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가장 큰 사회공헌은 자신의 업에 충실한 것이고, 그래야 수익도 나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업은 필요한 곳에 돈이 잘 돌도록 해서 고객과 은행이 함께 성장하는 게 본업이다. 중소기업의 ‘창업-성장-일자리 창출’이라는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1조6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서 행장은 “본업과 사회공헌을 별개로 보지 않고 일상의 업무를 통해 고객과 사회를 이롭게 한다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따뜻한 금융’”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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