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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전철 하행선 중단에 발 동동

중앙일보 2013.12.24 01:37 종합 4면 지면보기
“23일자 시간표를 정비 중에 있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감축 운행에 승객 불편 현실화
KTX 73%, 새마을 56%만 다녀

 23일 오전 6시40분 서울 신도림역. 승차장 입구 열차 시간표 위에 흰색 종이가 붙어 있었다. ‘철도노조 장기파업에 따른 열차운행계획 변경’이란 제목의 안내문이었다. 열차 운행을 감축한다는 내용과 함께 변경된 천안·인천행 1호선 열차의 시간표가 있었다. 승차장엔 안내문을 보기 위해 승객 수십 명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철도파업 보름째인 23일 KTX는 73%,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각각 56%, 61.5%로 운행을 줄였다. 역대 최저 수준의 운행률이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30.1%에 불과했다. 85.7%로 줄어든 수도권 전철은 이날 처음 출근시간에도 감축운행을 했다. 영등포역에서 KTX 광명역까지 가는 셔틀 전동열차는 이날부터 운행이 무기한 중단됐다. 신도림역에 붙은 안내문은 이를 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변경 사실을 역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특히 1호선 하행 전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이날 오전 6시19분 신도림역을 출발하는 천안행 급행열차는 운행이 중단됐다. 운행 중단은 상황 변화가 없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르고 나온 직장인·대학생들은 역에서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역사 안내원 최모(67)씨는 “6시10분부터 6시27분까지 열차가 취소됐으니 구로역에서 완행열차를 이용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대부분의 승객은 변경 시간표를 보고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며 “급행열차는 오전 7시 이전에 신도림에서 천안으로 가는 유일한 열차라 승객들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승강장에선 오전 6시30분부터 1시간 넘게 “천안 가요?”, “급행 취소된 거예요?”라는 시민들의 웅성거림이 이어졌다. 게다가 오전 7시16분에 출발하는 천안행 완행 열차도 도착이 10분 넘게 지연되며 혼란이 가중됐다. 천안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송만학(54)씨는 “별다른 대체수단이 없으니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런 가운데 어떻게 철도파업에 손을 들어 주겠나”라고 말했다. 영등포에서 인천으로 가는 오전 5시 27분 완행 열차도 운행이 중단됐다.



 다만 상행선 출근길은 큰 혼란이 없었다. 취재진이 이날 오전 신도림역, 서울역, 교대역, 수원 성균관대역 등을 살펴보니 상행선 급행·완행 열차의 지연·취소는 거의 없었다.



시민들도 대부분 평소와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인순 코레일 홍보차장은 “출근시간대에 열차를 집중 투입해 운행률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시켰다”며 “현재는 1호선 하행선과 낮 시간대 운행을 우선적으로 줄여 해결하고 있지만 추가로 운행열차가 감축되면 이마저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승호·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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