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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심장 통째 이식 시대

중앙일보 2013.12.23 01:02 종합 10면 지면보기
프랑스 파리의 조르주 퐁피두 병원 의료진은 21일(현지시간) 심장 전체를 인공 심장으로 교체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이 사용한 인공 심장은 프랑스의 생체의학 기업 카르마(Carmat)가 개발한 것으로 이식 후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랑스 의료팀 수술 첫 성공
무게 900g, 5년간 사용 가능

 전 세계 많은 병원에서 심장 기능을 부분적으로 대체하는 인공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은 하고 있지만, 심장 전체를 인공으로 만들어 통째로 이식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월스트리저널은 기존의 인공 심장과 구분하기 위해 카르마가 만든 것에는 ‘총체적인(total)’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16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조르주 퐁피두 병원 수술팀은 지난 18일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75세의 남성에게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그는 장기 기증을 통한 심장 이식을 장기간 기다리다 곧 사망에 이를 운명에 처했었다. 시술 뒤 마취에서 깨어난 그는 정상적인 혈압을 보이며 주변 사람과 말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수술에 참여한 의사 크리스티앙 라트르무유는 “아직 걸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곧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주 안에 다른 환자에 대한 이식 수술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르마는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인공 심장을 개발해왔다. 이 회사는 프랑스의 방위산업체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과 프랑스 정부의 투자를 받았다. 25년간 인공 심장 개발 연구를 해온 전문의 알랭 카르펜티에 등이 연구에 참여했다. 이들이 만든 인공 심장은 보통 사람의 심장과 비슷한 크기지만 무게는 남성 심장 평균 무게의 약 3배인 900g이 나간다. 신체의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동물의 생체 조직을 부분적으로 사용했다. 외부의 리튬 전지에 의해 작동되며, 이 전지는 환자의 허리띠에 장착된다. 현재 수술비는 약 2억6000만원이 든다. 향후 양산 단계에 돌입하면 비용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수술 성공 발표 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인류 발전에 대한 이 특별한 공헌을 프랑스 전체가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연구진에 보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10만 명이 장기 기증을 통한 심장 이식을 바라고 있으나 기증되는 심장은 한 해에 4000개 정도에 그친다.



런던=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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