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뻥튀기 '성형의 신' 강남에 수두룩

중앙일보 2013.12.23 00:58 종합 14면 지면보기
20대 후반의 회사원 D씨는 지난해 초 200만원을 주고 서울 강남구 모 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 지하철을 타거나 인터넷만 접속하면 쉽게 볼 수 있는 수술 전후 비교사진은 그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예뻐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시술은 이마와 관자, 눈 주위에서 이뤄졌고, 자가혈피부재생술(PRP)과 지방이식술이 사용됐다. 의사는 2차 시술을 받으면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심각한 부작용을 앓고 있다. 아직 젊은데도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해 생리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사각턱 30분 만에 해결 다음날 출근 … 주름 한 번 수술로 90세까지 …"
성형외과 13곳 과대 광고
수술 전·후 사진도 조작해
공정위 시정 조치 "빙산 일각"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미용성형의 효과를 지나치게 부풀린 13개 성형외과 병·의원들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자사 홈페이지에 4일간 과장광고 사실을 공표하는 제재 조치를 내렸다. 김정기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전국에 4000여 곳이어서 13곳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성형수술 부작용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서울 강남구 논현동·신사동·역삼동에 몰려 있는 성형외과 병·의원들은 객관적인 근거가 없거나 임상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시술을 받으면 예뻐지거나 동안으로 돌아간다고 광고해 주로 20~50대 여성들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시술 효과가 근거도 없이 과장된 경우가 많았다. ‘한 번 수술로 얼굴 전체 주름을 10년 이상 해결’(코리아성형외과), ‘팔자주름 한 번 치료로 90살까지’(이지앤성형외과), ‘금실 리프팅 효과는 8~12년 장기간 지속’(오페라성형외과).



 임상적 효과와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시술도 많았다. 허쉬성형외과는 본인의 지방으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를 가공한 뒤 시술 부위에 주입해 피부재생을 촉진시켜 근본적인 피부톤까지 개선시켜 준다고 광고했으나 임상적 효과는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미인성형외과는 자가혈피부재생술은 주름제거, 모공 축소, 여드름 자국이나 화상으로 인한 흉터 치료, 다크서클 치료, 탈모 치료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으나 역시 임상적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김정기 과장은 “대한의사협회에서 자문을 받은 결과 리프팅 시술 역시 특수 재질로 만든 실을 넣어 늘어진 피부를 당겨주는 시술이어서 주름 제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각턱뼈의 각을 단 30분 만에 제거하고 다음날 출근한다’는 광고도 과장이었다. 김 과장은 “수술시간이나 통증, 부기는 개인의 건강상태와 체질에 따라 반응 정도가 다른데도 누구나 바로 출근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고 말했다. 시술 후 비교 사진에는 색조화장과 다른 머리스타일을 사용하고 사진촬영 각도까지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성형 남발의 후유증이 심각해지면서 관련 소비자상담은 지난달 말 현재 4365건에 달한다.



세종=김동호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