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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노년 … 65세 이상 셋 중 1명 홀로 산다

중앙일보 2013.12.20 02:58 종합 2면 지면보기



통계청, 2013년 사회동향 발표
20년 전 독거노인 11%서 급증
상대빈곤율 OECD 평균의 3배
장남 부양 줄고 셀프 부양 늘어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53)씨의 홀어머니 최모씨는 올해 팔순을 맞았는데도 정정하다. 충북 청주에 살고 있는 그에게는 장남 김씨 외에도 딸 한 명과 아들 두 명이 더 있다. 모두 서울에서 살고 있는 자녀들 가운데 누구도 그를 모시려는 사람이 없지만, 그도 청주를 떠날 생각이 없다. 서울로 가봐야 갑갑한 아파트살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의 주변에도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이 많다.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뜨고, 자녀들은 대도시에 자리를 잡으면서 갈수록 나 홀로 지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같이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여생을 나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은 세 명 중 한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이 밝힌 ‘2013년 한국의 사회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거노인 비율은 2010년 34.3%에 달했다. 이는 20년 전인 1990년 10.6%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독거노인 증가는 고령화 추세와 비례하고 있다. 전국 248개 시·군·구 가운데 ‘초고령 사회’는 2005년 45곳에서 2010년 67곳으로 늘어났다. 이런 곳이 늘수록 독거노인도 늘어나고 있다. 초고령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경우다.



 노인들이 외로움을 달래려면 경제적 여유라도 있어야 할 텐데 현실은 어둡다. 92~2012년까지 20년에 걸쳐 변화한 가구주 연령집단별 소득비를 보면 60대 이상 노인은 92년 79.5에서 지난해 64.4로 추락했다. 소득비는 전체 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을 100으로 했을 때 해당 연령집단의 소득비율을 의미한다.



 다른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전체 인구 중 가구 가처분소득이 전체 가구 가처분소득의 중위값 50% 미만인 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상대빈곤율의 경우 노인은 2006년 46%에서 지난해 49.3%로 악화됐다. 이 기간 중 노인의 경우 3.3%포인트 높아졌지만 전체 상대빈곤율은 13.8%에서 14%로 불과 0.2%포인트 올랐을 뿐이다. 2010년 한국의 노인 상대빈곤율은 47.2%를 기록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2.8%의 세 배 이상이다. 비교 대상 33개국 가운데 최악인 것이다.



 윤연옥 통계청 동향분석실장은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은 50대 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격한 소득 하락을 겪었다”며 “자식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사회 규범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자녀의 노부모 부양 행태다. 장남이 의무적으로 부모님을 봉양해야 한다는 의식이 감소하면서 노부모의 경제적 부양자로서 장남의 비율은 2002년 24.4%에서 지난해 10.6%로 급감했다. 장남 이외의 아들이 부모를 부양하는 비율도 17.1%에서 9.2%로 줄어들었다. 딸이 부양하는 경우는 2.3%에서 3.1%로 상당한 증가폭을 보였다. 자녀 도움 없이 생계를 유지하는 ‘셀프 부양’은 44.3%에서 48.5%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였다.



 부족한 유대감을 보충하기 위해서인지 부모·자녀 간 교류는 늘어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전화통화하는 비율이 2008년 57.2%에서 지난해 63%로 늘어났고, 대면 접촉도 20%에서 24.2%로 증가했다.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충분한 대비 없이 노후를 맞고 있는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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