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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연설문 66건 키워드로 본 대선 1년

중앙일보 2013.12.20 02:46 종합 1면 지면보기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취임 이후 행한 국내외 공개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주제는 ‘창조경제’(창조 187회, 창조경제 127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야당(4회)과 여당(1회)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중앙일보가 19일 연세대 김우주(정보산업공학) 교수의 지능웹비즈니스 연구실의 도움을 받아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박 대통령의 연설문 66건을 분석한 결과다. 대통령의 연설은 국정 운영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다 언급은 창조경제 … 국민행복·남북관계 순
야당 4회, 여당은 1회 거론

박 대통령의 연설문 분석을 위해 상호 연관성이 큰 단어들을 분석해 중요한 주제들을 도출하는 ‘토픽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그 결과 이 프로그램으로 박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가장 자주 언급한 7개의 주제가 도출됐다. ▶창조경제(16.7%) ▶국민행복(14.7%) ▶남북관계(14.5%) ▶안보(14.3%) ▶부국강병(14.1%) ▶국제협력(13.6%) ▶무역(12.0%) 등이었다.



 최다 빈도수를 기록한 ‘창조경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자주 쓴 단어를 순서대로 꼽아보면 과학기술·일자리·혁신·창출·창의·융합·창업·벤처·규제·인재·패러다임·기업인·장벽·사이버 등이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언급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를 보면 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창조경제의 모습이 과학기술이나 일자리·혁신 등의 개념과 가까운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연설문에 많이 등장한 분야는 ‘국민행복’이었다. 국민행복을 언급할 때 박 대통령은 ‘역량’ ‘가족’ ‘융성’ ‘부흥’ ‘한강’ 이란 단어들을 자주 썼다.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것, 가족의 행복,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나온 말인 ‘한강의 기적’ 및 그에 따른 경제적 부흥 등을 국민행복에 가까운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국민행복과 비슷한 빈도수로 자주 언급한 분야가 남북관계였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를 115회 언급한 것을 비롯해 ‘국제사회’ ‘통일’ ‘한·미’ ‘동맹’ ‘프로세스’ ‘지구촌’ 같은 단어들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안보에 관해선 ‘조국’ ‘헌신’ ‘참전’ ‘희생’ ‘수호’ ‘선열’ ‘애국심’ 같은 단어를 주로 사용했고, 부국강병 쪽에선 ‘경제발전’과 ‘국군’ ‘새마을운동’ 등을 자주 언급했다.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김경진·이윤석 기자



이와 관련해 명지대 신율(정치외교학) 교수는 “박 대통령은 중국·미국과 등거리 외교의 기틀을 잡았고 미국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며 “대통령 자신이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내실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정치 문제와 관련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66개 연설문 가운데 ‘국회’란 단어가 등장한 건 31회였다. ‘창조’란 단어가 187회, ‘창조경제’가 127회나 연설문에 나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야당에 관한 언급은 4회에 그쳤다. 새누리당에 관한 언급은 한 번뿐이었다.



 ‘소통’이란 단어는 18번 등장하긴 했지만 정치와는 상관 없는 분야에서 거론됐다. 예컨대 ‘여성의 소통 능력’을 강조하면서 소통을 언급하는 식이었다. 올 한 해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국정원’이나 ‘댓글’과 관련한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서울대 강원택(정치학) 교수는 “박 대통령이 연설문에서 제시한 목표들을 달성해 나가기 위해선 야당과의 정치적인 합의가 필수적”이라며 “그러나 야당을 설득해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소홀해 메시지가 일방적이란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희대 허경호 국제스피치토론연구소장은 “자칫 추상적인 메시지만 나열할 경우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합하고 이끄는 힘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대통령의 수사학은 국민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고 사회의 힘을 결집시키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진·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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