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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국회 서비스 1800억원어치 받으셨습니까

중앙일보 2013.12.20 02:42 종합 5면 지면보기
채병건
정치국제부문 기자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지만 19일 정치권의 주제는 역시 지난 대선이었다.


[현장에서]
대선 연장전 1년 '네 탓 타령'만
국민이 준 세비 누굴 위해 썼나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물론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을 방문해 지난해 민주당 문재인 의원에게 야권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한 것과 관련해 “저 나름대로는 솔로몬 재판에 선 생모의 심정이었고, 그래서 내려놨다”고 말했다. 아이를 훔쳐간 여인과 생모가 서로 자신의 아이임을 주장하는 솔로몬의 재판에서 솔로몬 왕은 아이를 반으로 나눠 가지라고 했다. 이에 아이를 살리기 위해 생모가 양보한다. 정치권에선 ‘생모’ 발언은 안 의원이 문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1년 전 후보단일화를 놓고 벌어졌던 양측의 공방이 지금도 이어진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또 다른 곳에서 전선을 형성하고 충돌했다.



 오전 8시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 열린 최고위원회의. 최경환 원내대표는 “수퍼갑 야당의 한풀이성 대선 불복과 국정 발목 잡기에 맞서 고군분투한 한 해”라고 자평했다.



 1시간 후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정권 안보에만 올인한 박근혜 정권의 민심 불복 1년”이라며 “대통령은 스스로 쌓은 불통 장벽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새누리당은 종박 충성 경쟁에만 몰두했다”고 받아쳤다.



 대선 이틀 후인 지난해 12월 2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근본적으로 처절한 성찰과 치열한 혁신의 길을 가야 한다”(박지원 원내대표)는 자성론이 나왔다. 새누리당은 5일 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에서 지지를 보내지 않았던 분들까지 아우르고 살피는 겸손한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황우여 대표)고 했다. 그러나 1년 후의 현실은 그때의 다짐과는 거리가 멀다.



 반대 진영까지 감싸겠다던 새누리당이 그간 야당을 포용하는 리더십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평가가 많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미래지향적으로 판을 끌고 나갈 여권이 대선 이전 불거졌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을 되살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해 과거로 되돌아갔다”며 “지금 여권엔 국정을 어떻게 이끌지 조율할 정치 전략가는 없고 그날 그날의 대응만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자성과 자기혁신을 다짐하던 민주당은 이날도 대선 불복을 거드는 듯한 주장을 내놨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대선 직전 경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결과만 제대로 발표했다면 문재인 후보가 300만 표 차이로 승리했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여론조사가 나와 있다”며 “요즘 인터넷엔 불통의 아이콘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뜨’를 패러디한 ‘말이 안 통하네뜨’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총에선 “부정선거 무효 투쟁도 검토해야 한다”(김경협 의원)는 의견이 나왔다.



 정치의 본질은 뭘까. 한마디로 정의하면 ‘서비스’다.



 이준한(정치학) 인천대 교수는 “정치 서비스의 핵심은 정치권이 이해 집단을 대신해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1년 내내 대선 연장전에 몰두하라고 국민이 호주머니를 털어 국회의원들의 세비를 부담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국회사무처가 지난달 공개한 ‘국회의원 권한 및 지원에 대한 국내외 사례 비교’에 따르면 올 한 해 국회의원에게 돌아간 돈은 세비(1억3796만원), 사무실 운영비와 차량 유지비 같은 ‘지원 경비’(9010만원), 최대 7명까지 두는 보좌진 인건비(3억6795만원) 등 1인당 5억9601만여원이었다. 국회의원 300명에게 쥐여준 돈은 18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는 의원 외교활동비와 같은 비정기적 지원은 제외돼 있다.



 꼬박꼬박 세금을 내왔던 모든 이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1800억원어치의 서비스를 국회로부터 받으셨습니까?



채병건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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