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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번 가봐요] 서산 황금산

중앙일보 2013.12.20 00:05 6면 지면보기
황금산의 명소로 꼽히는 몽돌해변의 코끼리 바위.


서산의 문화유산과 관광지를 잇는 아라메 길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가합쳐져 말 속에 바다와 산이라는 자연환경을품고 있다. 모난 곳 없이 둥글고 정겨운 몽돌처럼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그곳, 서산 황금산으로 떠나보자.

모난 곳 없이 둥글고 정겨운 몽돌처럼 바다·산·사람 어우러지는 곳
바다에 긴 코 늘어뜨리고
바닷물 마시는 형상의 코끼리 바위 인상적



2 황금산 초입에 있는 서산 아라메길 장승. 3 사계절 푸르른 황금산의 솔숲길. 4 서산 황금산 해안 절벽의 해식동굴 굴금.


황금산은 충남 서산시 독곶리에 위치한 해발 156m의 산이다. 대산반도의 북서쪽 끝에 위치해 돌출된 끝단에 솟아 있으며 완만한 숲길과 절경을 자랑하는 해안절벽과 때 묻지 않은 바다로 이름난 곳이다. 예전에는 일부분만 육지와 연결돼 있어 흡사 섬처럼 고립된 지역이었지만 1988년 5월 삼성종합화학이 들어서면서 육지와 완전히 이어져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황금산은 오랫동안 군사작전지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 오다가 최근에 개방되면서 산과 바다의 정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산의 서쪽은 바위절벽으로 깊은 바다와 접해 있으며 2개의 해식동굴(굴금, 끝굴)은 예부터 금을 캐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서산 아라메길’의 제 3코스의 출발 또는 종착지를 겸하고 있어 황금산의 입구에는 서산 아라메길 장승이 활짝 웃으며 등산객을 맞이한다.



황금산 주차장에서 등산안내도를 살핀 후 걸음을 옮기면 호젓한 소나무 숲길에 접어든다. 겨울이라 더욱 청량하게 느껴지는 솔향기를 맡으며 걷다 보면 해송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풍광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거리 쉼터로 불리는 갈림길에 도착하면 왼쪽으로는 정상에,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해안가인 코끼리 바위와 굴금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정상으로 가는 가파른 오르막길은 간간히 걸음을 쉬게 하며 산 넘어 넓게 펼쳐진 바다를 더욱 자세히 바라보게 한다. 10분여를 걸어 정상에 이르면 해발 156m 표지석이 박힌 돌탑이 우뚝 서 있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 편안하게 이어진 산길을 100m 가량 걷다보면 또다른 사거리 쉼터가 나온다. 해안코스를 경험하기 위해 굴금 방향으로 내려가 코끼리 바위 방향으로 트레킹을 하기도 하지만 가파른 절벽과 바위가 많으니 가장 일반적인 코끼리 바위 코스를 택하기로 한다. 밧줄 난간이 설치된 완만한 길이 끝날 무렵 몽돌해변의 시작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0.12㎞의 산길이 온통 돌밭이다.



황금산 아래 펼쳐진 몽돌해변의 손꼽히는 절경은 바로 코끼리 바위다. 영락없이 코끼리가 바다에 긴 코를 늘어뜨리고 바닷물을 들이키는 듯한 모습이다. 절벽을 향해 달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바위 위에 다닥다닥 붙은 굴과 따개비의 독특한 무늬가 어우러져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들며 기념사진을 찍게 만드는 장소다. 강원도 홍천산악회의 신명오(56)씨는 “바다를 끼고 있어 마치 섬에 놀러 온 기분”이라며 “낮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은 산”이라고 감탄했다.



코끼리 바위의 상단부에 걸린 밧줄을 붙잡고 올라 반대편 해변으로 내려서면 또 다른 풍경의 기암괴석들을 만나게 된다. 우뚝 솟은 절벽 위 암벽 틈에서 자라는 소나무 두 그루가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걸을 때마다 자그락자그락 소리를 내는 몽돌해변은 은빛 모래가 깔린 백사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인 사리 때는 해변을 따라 금굴까지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5 황금산 인근 맛집 ‘덕수네여동생’의 가리비찜.
 넉넉잡아 2시간의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면 주차장 입구에 즐비하게 늘어선 식당에서는 가리비 구이 냄새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든다. 연탄불이나 숯불에 구워 구수하고 맛깔 나는 자연산 가리비구이와 가리비찜은 나들이의 묘미를 더해준다. 거기다 바지락·새우·오분자기·게 등의 해물이 듬뿍 들어가 시원한 국물맛을 내는 해물칼국수도 별미다. 맛집으로 유명한 ‘덕수네여동생집’의 대표 김은수(51)씨는 “황금산은 일 년 내내 꾸준하게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라며 “바다가 보인 곳에서 자연산 먹거리를 즐길 수 있어 더 매력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황금산의 유래



황금산의 원래 이름은 ‘항금산(亢金山)’으로 산이 있는 전체구역을 총칭하여 ‘항금’이라 했다고 한다. 예전부터 평범한 금을 뜻했던 ‘황금’에 비해 ‘항금’은 고귀한 금으로 여겼다. 이 때문에 마을 선비들은 ‘항금산’으로 표기했으나, 1912~1919년 사이에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조선지형도와 1926년 발간된 서산군지에 황금산(黃金山)이 표기돼 있고 실제로 금이 발견되면서 황금산이 되었다고 한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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