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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고교평준화 시행 시민의견 수렴해 과제 해결을”

중앙일보 2013.12.20 00:05 4면 지면보기
이윤상 위원장이 20년 만에 닻을 올리게 된 천안고교평준화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 한해 천안지역 교육계의 가장 큰 관심사인 고교평준화 시행 여부가 결정됐다. 2016학년도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3.8%가 평준화에 찬성했다. 조례에서 규정한 찬성률 65%를 훨씬 넘어선 수치다. 이에 따라 천안은 비평준화 20년 만에 다시 평준화 지역이 된다. 고교평준화를 주장해온 이윤상 천안고교평준화 시민연대 위원장을 만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과 그동안의 활동과정,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 이윤상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 위원장



-찬성률이 73.8%다.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학교를 다니며 평준화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다니면서 찬성률이 68%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게 전부였다. 강원도의 경우 민병희 교육감이 선거공약으로 했기 때문에 교육청과 학교가 적극 홍보를 했는데도 찬성률이 70%에 그쳤다. 반면 충남교육청은 평준화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결과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천안은 사교육비 부담이 다른 도시에 비해 13%나 더 높게 나왔다는 통계가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가정형편에 사교육비 부담을 덜게 될 것이다. 천안은 15개 인문계 고교가 서열화 돼 있다. 이제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대부분 입학하게 된다. 학교 서열화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평준화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천안에는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가 뚜렷이 나눠져 있다. 소위 비선호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자존심 결여로 학습을 포기하는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된 1995~2010년(16년간) 16개 시·도의 언어·외국어·수리영역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도 있다. 중소 도시 가운데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을 조사했는데 모든 영역에서 평준화 지역이 높게 나왔다는 근거도 있다.”



-평준화에 따른 우려도 많다.



“고교평준화 제도는 1974년 서울과 부산에서 시작됐다. 이후 평준화의 단점이 나타나 이를 수십 년간 보완해왔다. 현재 고등학생 100만명 중 80%가 평준화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평준화 지역의 수능점수가 더 높다는 통계도 있다. 집과 가까운 곳으로 학교를 다니는 것이 잘못인가. 음악과 그림에 소질을 보이면 예술고, 언어능력이 뛰어난 학생은 외국어고, 과학탐구 영역에 재능이 있는 학생은 과학고, 체육에 특기가 많은 학생은 체육고에 진학하면 된다. 왜 인문계 고교를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우는지 모르겠다.”



-비선호 학교, 통학거리, 학구설정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대부분이 시내권에 학교가 있어 버스로 30~40분이면 통학이 가능해 시청과 버스운송회사와의 배차 노선 협의가 필요하다. 성환고와 목천고는 통학거리가 멀어 이번 평준화 지역에서는 배제됐지만 행·재정적인 지원과 학교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보완돼야 한다. 제일고도 농업학교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추점 배정 방식은 충남교육청에서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의 의견을 꼼꼼히 살펴 결정해야 한다.”



-여론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데.



“강원교육청은 춘천·원주·강릉지역 5만여 명을 대상으로 10일 만에 여론조사를 끝냈다. 하지만 충남은 11월 8일 여론조사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12월 16일에서야 최종보고서를 제출해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여론조사 우편물에 회신용 봉투도 넣지 않고 3~4일 이내 도착분만 유효하다는 문자만 달랑 보냈다. 모든 책임은 충남교육청에 있다. 아이들이 소풍 가는데 안내장이 온다. 언제, 어디로, 금액은 얼마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하는데 충남교육청은 그 흔한 안내문 없이 다급하게 일을 처리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는다며 모든 책임을 여론조사 업체에 떠넘기는 인상을 받았다.”



-시민연대의 향후 활동 계획은



“중학교 교육이 정상화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주입식 암기식 교육에서 과목별 탐구 영역 방식, 토론식으로 수업 환경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이웃 도시에서 잘하고 있는 수업 방식을 벤치마킹 해 지역에 맞게 연구해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최종 성패는 학생들의 호응에 달려있다. 학생·학부모·교사가 머리를 맞대 중학교 교육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민연대는 앞으로 대입 문제와 대학서열화, 사회적 임금 격차에 대한 문제를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해 볼 생각이다.”



 -시민과 교육가족에게 한 말씀.



 “천안고교평준화가 20년 만에 다시 돛을 올리게 됐다. 찬성률 73.6%라는 수치는 놀랍다. 충남교육청은 평준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시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윤상 위원장 약력



- 2001~2012년 환서·백석초등학교 및 천안상업고등학교 운영위원

- 2005~2013년 목욕지기 봉사단 대표

- 2010년 천안 백석중학교 운영위원장

- 2013년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글·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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