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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경매 … 또

중앙일보 2013.12.19 01:09 종합 14면 지면보기
이대원 화백의 ‘농원’(오른쪽)이 18일 서울옥션 본사에서 경매되고 있다. 6억6000만원에 팔려 이 작가의 최고가(5억원)를 경신했다. [김상선 기자]


또다시 완판됐다. 18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에서 ‘전(前) 대통령 컬렉션’이라는 제목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갖고 있던 미술품의 경매가 열렸다. 전씨의 연희동 집 거실에 걸려 있다가 검찰에 압류됐던 이대원(1921∼2005)의 ‘농원’(1987)이 열띤 경합 끝에 전화 응찰자에게 6억6000만원에 팔리는 등 121점 모두 새 주인을 만났다. 총 27억7000만원 규모다. 지난 11일 ‘100% 낙찰’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던 첫 경매 때는 25억7000만원 어치가 팔렸다. 애초 낮은 추정가 기준 17억5000만원 정도로 기대됐었다. 전날 마감한 K옥션의 온라인 경매 역시 100점 중 3점을 제외한 작품이 모두 팔렸다. 97% 낙찰, 2억1157만원어치다.

거실 걸렸던 이대원 '농원' 6억6000만원 최고가
압수미술품 2차 매각도 완판
121점 27억7000만원에 팔려



 특히 이대원, 겸재 정선(‘계상아회도’의 경우 2억3000만원) 등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유명해진 그림들을 사려는 경쟁이 뜨거웠다. ‘농원’은 전 전 대통령의 거실에서 그대로 떼어와 검찰의 추징금 환수 의지를 상징했던 그림이다. 시중에 모작도 유통될 만큼 단시일에 유명해졌다. 소위 ‘이발소 그림’ 집산지인 덕수궁 돌담길 가두 판매대엔 박수근의 ‘빨래터’, 이중섭의 ‘황소’, 밀레의 ‘이삭줍기’ 모작과 함께 ‘농원’이 크기별로 등장하기도 했다.



 ◆어떤 이들이, 왜 샀나=이날 경매장엔 300여 명이 모였다. 전화로, 서면으로 예약한 이들도 거래에 동참했다. 화상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 공간화랑 신옥진 대표는 현장에서 조선 후기 대가 화첩 중 현재 심사정, 겸재 정선(기려행려도), 표암 강세황 등의 작품을 구매했다. 그는 “가격이 낮게 나왔고, 신중하게 사 모은 흔적이 있는 괜찮은 컬렉션이라 여겼다. 진위 논란도 없고 출처가 확실한 그림이라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고서화를 비롯해 작품 세 점을 구매한 변기욱(53·서울 송파구 신천동)씨는 “경쟁이 심해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샀다 싶지만 대통령 일가가 갖고 있던 것이라기에 더 소장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데이비드 살르의 회화 한 점이 유찰됐으나 경매 마지막에 반값에 재응찰, 100% 낙찰률을 채웠다. 강남대 서진수(한국미술시장연구소장) 교수는 “비싸게 팔기보다 유찰 비율을 낮춰 추징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경매다. 시작가를 낮춰 많은 손님을 모았고 사연 있는 작품들이 주목 받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전씨 일가에게서 압류한 작품은 모두 600여 점. 이 중 298점이 총 55억5157만원에 판매됐다. 남은 작품은 내년 2~3월 경매될 예정이다. 작품 판매 대금은 국고에 환수된다.



글=권근영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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