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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 한국 선수 다 뺏을라

중앙일보 2013.12.19 00:39 종합 28면 지면보기
공한증(恐韓症). 중국 축구가 한국을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건 국가대표팀에서만 통하는 단어다. 프로축구에선 반대로 중국 프로축구가 두려운 존재가 돼 버렸다. 블랙홀처럼 중국 수퍼리그가 한국 선수들을 집어삼키고 있어서다.


막강한 자금력 바탕 활발한 손짓
장현수·곽희주·임유환·데얀 …?
기술 좋고 성실한 플레이어 선호

 ‘지구촌 거인’ 중국의 위력은 축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한국 선수를 하나둘 영입하고 있다. 조만간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22)가 FC 도쿄(일본)에서 광저우 부리로 이적한다. 세부 협상만 남겨두고 있다. 수비수 곽희주(32·수원)·김주영(25·서울)·황석호(24·산프레체 히로시마)가 장현수와 나란히 광저우 영입 리스트에 올랐다. 수비수 임유환(30·전 전북)도 상하이 선신으로 이적을 확정하고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검증된 한국 수비수’ 상한가=지난 11월 말 항저우 스카우트가 비밀리에 K리그 클래식 2경기를 보고 갔다. 목적은 쓸 만한 수비수를 찾기 위해서였다.



 수퍼리그에서는 특히 한국 수비수에 대한 인기가 높다. 2013 시즌 김영권(23·광저우 헝다)·조원희(30·우한 줘얼)·김동진(31·항저우) 등이 수퍼리그 아시아 선수 쿼터로 중국에 진출했다. 이들이 맹활약한 덕분에 중앙수비,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등 한국의 수비 자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호주·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아시아 쿼터 선수들은 중국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대표 경력이 있으면서도 성실한 훈련 자세로 수퍼리그 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국·태국 등에 국내 선수를 많이 진출시킨 DJH매니지먼트의 이동준 이사는 “중국에서 뛰고 있는 호주 출신 선수가 9명이나 된다. 체격 조건이 좋지만 기술·스피드 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권 등 한국 선수의 성공으로 인해 중국 팀들이 앞다퉈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장수(57) 전 광저우 헝다 감독은 “수퍼리그 감독들은 얼마 전까지 체격 좋은 백인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호주 출신을 선호했다. 그런데 빠르고 기술이 좋은 데다 성실한 한국 선수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K리그 출신 외국인’도 관심=수퍼리그는 K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에게도 손을 뻗치고 있다.



 데얀(32·서울)은 장쑤 세인티에서 적극적으로 영입을 원하고 있다. 이적료 40억원에 연봉 20억원 정도를 내걸고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데얀은 2013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장쑤 세인티와 두 차례 맞대결에서 2골을 넣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한 몰리나(33·서울)와 케빈(29·전북)도 수퍼리그 팀들의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퍼리그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스타를 끌어모으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38·잉글랜드)도 수퍼리그의 홍보 대사로 위촉됐다. 2013년 수퍼리그 평균 관중은 1만8571명이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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