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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음수사원·관시 나라, 한 번 인연 끝까지 간직

중앙일보 2013.12.19 00:24 종합 31면 지면보기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장은 1987년부터 1000회 이상 중국을 드나들며 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 300여 명을 한국에 초청했다. [강정현 기자]


항공기를 타고 한·중을 오간 횟수가 1020회를 넘는다. 그가 초청한 중국 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만 300명을 웃돈다. 김한규(73·전 총무처 장관)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의 이야기다. 그가 중국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987년. 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중국의 88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서였다. 이후 26년에 걸쳐 500회 이상 중국을 드나들며 얻은 심득(心得)을 최근 『김한규, 중국과 통하다』라는 책으로 펴냈다. 어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의 중국을 통찰하고 내일의 한·중 관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는 취지에서다. 17일 중앙일보 7층 유민라운지에서 그를 만났다.

『 … 중국과 통하다』 펴낸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장



 -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음수사원(飮水思源)과 관시(關係)의 나라다. 음수사원은 우물물을 마실 때 그 우물을 판 사람을 잊지 않는다는 뜻이며 관시는 인맥을 말한다. 중국은 한 번 맺은 인연을 끝까지 간직하는 국가다.”



 - 중국인들은 ‘중국특색 사회주의’라는 말처럼 ‘중국특색’이라는 표현을 쓰기를 좋아한다.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중국에 ‘하나의 광주리 안에 여러 가지를 넣어 포장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게 바로 ‘중국특색’을 의미한다. 사회주의란 틀 안에 이런저런 것들을 다 집어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책에서 소개한 중국 건국의 주역들에 대한 평이 눈길을 끈다.



 “중국인들은 마오쩌둥이 산이라면 저우언라이는 물이요, 덩샤오핑은 길이라고 말한다. 마오가 비바람에 맞서 우뚝 선 산이라면 저우는 공평무사하게 흐른 물이다. 반면 덩은 산과 물을 넘어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길을 닦은 지도자란 이야기다.”



 - 중국이 박근혜 대통령을 환대했지만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여전히 모호해 보인다.



 “중국의 박 대통령 환대는 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펼치면서도 한국민의 마음을 잡겠다는 외교술이다. 중국은 북한의 3대 세습정권이 아직은 불안정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과 한국 모두를 끌어 안아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에겐 너무 가혹하게 대하지 않으면서 한국과의 관계는 발전시키겠다는 게 중국의 속내다. 한반도 전체를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에 대응한 창의적 외교가 필요하다.”



 -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의 선택은.



 “국익에 기초한 균형외교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는 통일외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와 관련해 중국 동북 3성의 중요성을 재평가해야 한다.”



 - 중국과의 교류에서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약속을 했으면 지키라는 것이다. 10년은 사귀어야 중국인의 친구가 될 수 있다.”



글=유상철 중국전문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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