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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차잔고만 잘 봐도 투자 수익 낸다

중앙일보 2013.12.19 00:10 경제 8면 지면보기
공매도를 활용해 투자하는 방법엔 롱숏펀드에 가입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12월엔 공매도의 반대급부인 대차거래잔고만 잘 살펴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공매도 이용 투자 노하우
잔고 많고 주가 떨어진 기업
주식 되살 때 상승 확률 높아



 대차잔고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나 기관이 해당 주식을 유상으로 빌려줄 때 생기는 잔고를 말한다. 대차거래가 발생하는 이유는 공매도 때문이다. A기업의 주가가 1000원이라고 하자. 내일 이 주식이 900원이 된다고 치면, 주식을 빌려 1000원에 팔고 다음 날 900원에 사들이면 100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주식을 빌려 팔 땐 대차잔고가 늘고, 주식을 되사들여 돌려주면 대차잔고는 줄게 된다. 특정 기업이 대차잔고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공매도용으로 주식을 많이 빌려줬다는 얘기다. 대차잔고 비율이 높은 기업 중 실제로 주가가 떨어진 기업은 공매도가 그만큼 많았다는 건데, 공매도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다.



 12월에 대차잔고를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는 건 주식 상환이 주로 매년 12월 중순 이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 기업 대부분은 12월에 결산을 한다. 주주총회와 배당금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 대개 빌려줬던 주식을 돌려받는다. 주식을 빌려준 기업이 돌려달라고 하면 빌린 투자자는 공매도했던 주식을 되사 갚아야 한다. 주식을 되살 때 주가가 오르는 일명 숏커버링 현상이 12월 중순 이후엔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OCI·두산중공업·금호석유처럼 12월 현재 대차잔고 비율이 높고 최근 한 달여 사이 주가 하락폭이 컸던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가 직접 공매도 기법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보통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150개 종목 중 주간 공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20% 종목에 투자할 경우 연평균 절대 수익률이 -3.1%로 부진했다”며 “공매도가 집중되는 주식을 빌려 매도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투자를 할 땐 투자 기간을 1~2주 정도로 짧게 잡아야 한다. 김 연구원은 “월간 공매도 규모가 컸던 20% 종목에 투자했을 경우엔 연평균 절대 수익률이 1.8%였다”며 “투자 기간이 늘면 공매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줄었다”고 덧붙였다.



 공매도 투자자를 위해 각 증권사들은 주식을 빌려주는 대주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거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간단하게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서비스 신청 뒤 빌리고자 하는 주식의 가치만큼에 해당하는 예탁금이나 주식·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대주가 가능하다.



 공매도가 종목 투자라는 점은 위험 요소다. 개인투자자들은 종목에 관한 고급 정보를 수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지수에 대해 공매도할 수 있는 인버스ETF를 추천했다. 인버스ETF로 공매도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을 익히라는 취지다. 특정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되면 해당 업종의 대표주를 공매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임민수 대신증권 강남역삼센터장은 “업종 대표주는 업종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다 거래량이 많아 공매도 투자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다만 종목 자체의 특수성 때문에 업황 전체와 주가가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리는 영향은 시장이 하락할 때 더 크게 나타난다. 약세장에선 거래량이 줄면서 공매도 같은 악재에 가격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탓이다. 반대로 시장이 상승할 때는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고 낮은 가격에 사들이는 공매도보다는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 높은 가격에 파는 저가매수 방법이 낫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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