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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상금으로 이웃 돕는 엔지니어

중앙일보 2013.12.18 00:31 종합 31면 지면보기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는 신정식(36·엔진기계자재운영부 기사·사진)씨에게는 독특한 은행 통장이 하나 있다. 마라톤이 취미인 신씨가 이웃을 돕기 위해 만든 ‘마라톤 기부 통장’. 2005년부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우승상금을 적금 붓듯 넣고 있다. 9년 동안 입금한 돈은 1000만원 정도. 하지만 돈이 모일 때마다 기부한 덕분에 잔고는 항상 바닥이다.


현대중공업 신정식씨

 신씨가 마라톤에 입문한 건 2003년 봄. 회사 동료들과 취미로 시작했다고 한다. 매년 20여개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동호회 회원들이 종종 상금을 기부하는 것을 보니 욕심이 생기던데요. 우승상금으로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곧바로 은행에 가서 통장부터 만들었지요.”



 통장을 만들고 나니 작은 책임감도 생겼다고 한다. 책임감은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열린 중앙서울마라톤대회 풀코스(일반부)에 참가해 2시간31분47초로 우승했다. 상금은 바로 마라톤 통장행. 지난달 대구 달구벌 마라톤대회에서 받은 10㎞ 부문 우승상금 20만원도 통장으로 바로 들어갔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거둘수록 기부금도 커지는 셈이다.



신씨는 “상금뿐 아니라 대회 참가 때마다 동호회 회원들과 2~3만원씩 모은다”고 했다. 대부분 회사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고 있지만 예외도 있다. 2007년엔 신문배달을 하는 장애인을 돕기 위해 오토바이를 사서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뛸 수 있는 한 상금 기부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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