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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은 송강호의 해 … 2000만 관객 도전하다

중앙일보 2013.12.18 00:26 종합 26면 지면보기
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올해 ‘설국열차’ ‘관상’ 등 세 편의 화제작에 출연한 송강호는 “특히 ‘변호인’은 집에서, 세트장에서 혼자 남모르게 연습하며 철저히 준비했다. 좋은 작품으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사진 NEW]


‘변호인’(18일 개봉, 양우석 감독)은 배우 송강호(46)가 주연을 맡은 올해 세 번째 영화다. 앞서 ‘설국열차’(봉준호 감독) ‘관상’(한재림 감독)으로 각각 934만과 913만, 도합 1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그다. 올해 2000만 돌파도 무리 없어 보인다. 연기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그이지만 2013년 한 해 흥행·평가 모두 두드러진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설국열차' '관상'에 이어 '변호인'서 주연 맡아



쉽지 않은 법정 장면 … 연기 내공 폭발



설국열차(左), 관상(右)
 ‘변호인’의 가장 큰 매력도 송강호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극 중 배경은 1980년대 초 부산. 잠시 판사를 지내고 이제 막 개업한 고졸 출신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은 학연 중심의 법조계에서 따돌림 당하는 존재다. 그는 다른 변호사들이 맡지 않던 부동산 등기 전문, 나아가 세무 전문으로 돈을 그러모은다. 그러던 어느 날 단골 국밥집 아주머니(김영애)의 아들 진우(임시완)가 시국사건에 휘말려 고문당한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송우석은 진우의 변호를 맡아 지금까지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다.



 주인공 송우석의 모델은 널리 알려진 대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암만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라도 출연 결정이 쉽지 않았을 이유다. 송강호는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연기한다는 일은 자칫 그 분 인생에 누가 될 수 있기에 처음엔 거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정 인물의 일대기가 아니라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고, 시나리오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출연 동기를 밝혔다.



 송강호의 연기는 속물이되 인간미를 잃지 않는 송우석에 자연스레 녹아 들어간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법정 장면을 그는 다양한 감정으로 이끈 끝에 열변을 토하며 감정을 폭발시킨다. 이제껏 스크린에서 좀체 볼 수 없었던 그의 모습이다.



 그는 “20년 가까이 배우 생활을 했지만 항상 절제되고 차가운 방식으로 캐릭터를 표현해왔다”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반가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개인적 성공, 일신의 안위만 걱정하던 한 평범한 인간의 극적인 변화가 주는 카타르시스가 강렬하다. 그 대중적 호소력과 서사적 완성도가 만족스러운 편이다. 영화평론가 황진미씨는 “특정인의 삶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면서 “1980년대라는 첨예한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한 한 인물의 성장을 통해 시대정신을 말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박우성씨는 “개인사를 뛰어넘어 보편적인 역사성과 공명한다는 점이 이 영화의 큰 매력”이지만 “클로즈업 남발, 웅장한 음악 등으로 안 그래도 뜨거운 소재를 필요 이상으로 달구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 “오히려 차갑게 성찰하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자세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인물 성장 통해 시대정신 드러내



 송강호는 올해 ‘더도 말도 덜도 말고’ 같은 시간을 보냈다. 흥행 성적은 둘째 치고 배우로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설국열차’에서는 틸다 스윈튼 등 해외 이름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고, 첫 사극 ‘관상’도 히트시켰다. ‘변호인’에서는 단독 주연으로서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을 책임진다. 각각의 작품에 대한 그의 소감은 이렇다.



 “‘설국열차’는 봉준호라는 세계적 감독과 함께해서 오히려 편하게 연기했다. ‘관상’의 경우 팩션 사극이라는 점이 어려웠다. ‘변호인’은 부담이 컸기에 그만큼 철저히 준비했던 작품이다. 올 한 해 과분하게 사랑을 받아 감사할 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



임주리 기자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 (이은선 기자): 1980년대 한국사회 한가운데에서 ‘상식’을 외친 시대정신. 연기도, 연출도 뜨겁게 관객을 위무한다.

★★★★ (김형석 영화평론가): 제법 무거운 이야기를 대중적인 드라마로 전달한다. 송강호 캐스팅은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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