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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money] 세계 1위 반도체·조선에 한국이 집중해야 할 이유

중앙일보 2013.12.18 00:07 경제 7면 지면보기
붕어빵, 겨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민 간식이다. 군고구마, 군밤도 있지만 여의도에서는 붕어빵이 더 흔하다. 여의도의 붕어빵 가격은 3개 1000원이다. 놀라운 사실은 도보 기준으로 불과 10~20분 떨어진 대방역의 붕어빵 시세는 5개 1000원이고 신길역은 7개 1000원이라는 사실이다. 여의도 팥에 금가루가 뿌려지지 않는 한 가격 차이가 이토록 클 수 없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기회비용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여의도에서 1000원을 아끼려고(붕어빵 7개 기준) 20~40분(왕복기준)을 걸어가서 붕어빵을 사먹기에는 기회비용이 크다. 1000원을 더 내고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하는 게 능률적이라 판단한 셈이다. 그 기회비용만큼이 여의도 붕어빵 장수가 얻어낼 수 있는 추가 수익이다. 기회비용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경제 현상 중 많은 부분을 설명해 준다. 지난 10년간 세계도 기회비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는 기회비용에 기반한 비교우위 체제였다. 쉬운 예로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는 미국인들에게 노동시간을 줄여줬다. 그 시간 동안 미국은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창조적인 사고를 열심히 해댔다. 그 결과가 스마트 혁명과 셰일 혁명으로 나타났다. 중국도 얻은 바가 크다. 중국은 내수경제를 키울 수 있는 1인당 5000달러가 넘는 소득을 확보했다. 값싼 노동력을 10년간 세계에 제공한 대가다.



 중국의 인건비는 상승하고 미국의 제조업은 커지려 한다. 지난 10년간 잘 이루어졌던 분업 체제가 어느 순간부터 무너지고 있다. 분업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 기업들이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말과 같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중에 세계가 못하는 것들을 얼른 찾아볼 때다. 생각보다 한국이 1등인 산업은 많다. 반도체나 조선이 그 예다. 세계는 바야흐로 분업의 시대에서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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