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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기변 대상 내년 초 500만 … 치킨게임 벌이나

중앙일보 2013.12.18 00:01 경제 1면 지면보기
KT의 새 선장에 황창규(60) 전 삼성전자 사장이 낙점되고, SK텔레콤·LGU+의 연말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이동통신시장 경쟁구도에 새로운 막이 올랐다. 특히 내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노트1·갤럭시3의 약정기간이 만료되는 이용자들을 놓고 이통 3사가 치열한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운 감도는 이동통신 시장

 1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신규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314만 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해 올해 3분기에는 106만5000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동통신 보급률은 100%를 넘은 지 오래다. 올해 8월 기준 이통 가입자 수는 5416만 명으로 통계청 추계 인구(5022만 명)를 웃돈다. 이통사 입장에선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새로 가입자를 유치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이통 3사의 시장 점유율은 SKT 50%, KT 30%, LGU+ 20%로 몇 년째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내년에 기대하는 구석이 있다. 의무 약정기간 2년이 만료돼 새롭게 기기를 바꾸려는 이용자들이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2011년 하반기 출시된 노트1과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3를 구매하면서 이 같은 약정을 한 이용자가 400만~5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기기변경(이하 기변)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잘만 하면 기존 점유율 구도를 헝클어뜨릴 수도 있는 만큼 이들을 잡기 위한 이통사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차별 지급을 금지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통과되면 3사의 점유율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기변 대상자가 대거 나오는 내년이 스마트폰 시대의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심의 초점은 KT의 황 내정자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 것인가다. 한국 이통시장에 또 다른 ‘황의 법칙’(황 내정자가 주창한 ‘반도체 메모리 용량은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는 이론)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그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부터 모바일 시대가 열릴 것을 예측할 정도로 미래비전에서 감각을 보여왔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PC용 D램 대신 플래시메모리를 주력으로 택해 세계적인 도약을 이뤘다. 2007~2009년 벌어졌던 반도체 치킨게임에선 되레 투자를 늘리는 뚝심으로 시장지배력을 더 높인 경험도 있다.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는 경쟁사들이 “황창규식 밀어붙이기로 이통시장에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KT는 이날 기존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최고 5배 빠른 ‘이종망 병합전송(CA) 기술’을 발표하며 벌써부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서로 다른 네트워크(LTE+와이파이)에서 주파수 묶음기술(CA)을 적용, 광대역 LTE망과 프리미엄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속도는 최고 300~450Mbps로, 최신 영화 한 편을 약 15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현대증권 김미송 연구원은 “황 내정자가 위기론을 강조하는 문화를 가진 삼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본다”며 “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특유의 저돌적인 경영 성향을 드러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규제사업인 이통 업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륜이 없다는 점에서 시행착오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사의 공세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SKT 하성민(56) 대표는 내년에 마케팅에 힘을 실으며 1위 자리 ‘수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서비스혁신 부문을 마케팅 부문에 통합하고, 윤원영 마케팅부문장을 전무로 승진시킨 게 그 예다. SKT 관계자는 “경쟁사의 공세에 맞대응하기보다는 기존 고객들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철(65) LGU+ 부회장도 실적개선을 이끈 공로로 연임에 성공했다. LGU+는 올해까지 네트워크 분야에 초점을 뒀다면, 내년에는 서비스 분야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서비스개발을 담당하는 김선태 SD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전체 10명의 임원 승진자 중 6명이 서비스 관련 부문에서 나왔다. LGU+ 관계자는 “내년에는 3사 모두 광대역 LTE망을 구축하게 된다”며 “차별화된 서비스가 그만큼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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