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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철도파업 … 검·경 강경모드로

중앙일보 2013.12.17 01:08 종합 8면 지면보기
승객 발 묶이고 화물은 멈췄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열차가 운행되지 않아 승객은 불편을 겪고 화물은 출하되지 못하고 있다. 16일 부산역 전광판에 ‘파업으로 인해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지되고 있다’는 안내문이 게시되고 있다(왼쪽). 하루 한 번 화물열차가 운행되는 경북 포항시 괴동역에는 포스코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쌓여 있다. [송봉근 기자], [뉴스1]


지난 9일 시작된 철도파업이 17일로 9일째를 맞으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민 피해가 늘어나고 안전사고까지 발생하자 검찰과 경찰은 16일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파업이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송찬엽)는 이날 오전 경찰청과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안대책 협의회를 열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가 격화됐던 2011년 이후 2년 만이다.

인명사고에도 9일째 계속
정부, 2년 만에 공안협의회
주동자 10명 체포영장 발부
종북단체 노조원 5명 입건



협의회는 불법파업 가담자들을 엄정 사법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철도노조가 국가경제동맥을 볼모로 불법파업을 하고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며 “정부가 누차 민영화를 안 한다고 발표했는데도 민영화 반대 파업을 하는 것은 전혀 명분이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즉시 파업주동자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이날 오전 김명환 철도노조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파업주동자 10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날 밤까지 차례로 김 위원장 등 10명 전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서부지법 이동욱 영장전담판사는 “파업 목적의 불법성에 대한 소명이 있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검거전담반을 편성해 영장이 발부된 노조간부들을 강제구인할 방침이다. 앞서 코레일은 파업을 주도한 노조원 190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송찬엽 대검 공안부장은 “고소된 노조원들에 대해 경찰이 세 차례 소환을 통보했으나 불응해 체포영장을 청구하게 됐다”며 “입건된 핵심 주동자에 대한 구속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불법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재판단계까지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했다. 임금투쟁을 앞세웠지만 실제로는 수서발KTX 자회사 설립반대가 파업의 주된 목적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또 파업 참가자들에 대해 형법상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키로 했다. 검찰은 “파업 과정에서 업무를 계속하려는 사용자의 의사를 위력으로 제압하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게 대법원의 바뀐 판례”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예로 든 판례는 2007년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뤄져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 사업을 계속하려는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는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했다.





 ▶수서발KTX 자회사 설립은 정부의 철도산업발전방안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코레일 측에 처분권한이 없고 ▶노조가 이사회 전날 전격적으로 파업을 결정한 점 ▶파업으로 인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해당 판례가 제시하고 있는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것이다. 김창희 대검 공안기획관은 “ 검찰은 이번 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판례를 놓고 철도노조 측은 ‘이번 파업이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해당 판결은 파업을 무조건 업무방해 행위로 봤던 과거 판례를 변경해 요건을 엄격히 한 것”이라며 “이번 파업이 절차에 따라 이뤄진 만큼 검찰의 업무방해죄 적용 방침은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청 보안국은 철도노조 조합원 등으로 구성된 조직인 ‘철도한길자주노동자회’ 의장 김모(52)씨 등 5명을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철도노조 조합원과 해고자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2006년 7월 한길자주회를 구성한 뒤 최근까지 북한의 ‘선군정치’ 이론 등 사상 학습을 하고 이적 표현물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특히 입건된 5명 가운데 김씨와 전 사무국장 전모(46)씨가 이번 철도파업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와 전씨는 철도파업과 관련해 코레일로부터 고소당한 190명 가운데 포함됐다.



글=이동현·정강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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