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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왕' 김정주 잇단 어린이 사업 베팅 왜

중앙일보 2013.12.17 00:39 경제 4면 지면보기
“게임회사가 유모차·블록완구를?”


레고중개사·스마트스터디 이어
'벤츠 유모차' 스토케 5100억 인수
게임에 아동사업 접목 새 먹거리
인지도 높여 유럽·북미 진출 확대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사진) NXC 회장의 파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NXC는 노르웨이 프리미엄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AS를 약 4억9000만 달러(약 51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에서는 일명 ‘벤츠 유모차’라고 불리는 100만~200만원대의 고가 유모차와 아기침대 등으로 유명한 회사다. 이에 앞서 6월에는 세계 최대 레고 중개 사이트인 브릭링크를 인수한 데 이어, 8월에는 국내 모바일교육 콘텐트 업체인 ‘스마트스터디’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게임왕’으로 불리는 김 회장의 이 같은 베팅에 투자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간 김 회장은 엔씨소프트·네오플·게임하이 등에 투자하며 다소 공격적인 M&A 성향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일본 모바일기업 글룹스와 인블루 등 해외 기업도 품에 넣었다. NXC는 “단순한 투자활동의 일환”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올해 계속 이어지는 비(非)게임 산업으로의 ‘외도’가 다소 엉뚱(?)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는 수익을 다각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뜯어보면 그가 투자한 게임·유모차·블록완구 등은 ‘어린이’라는 공통된 연결고리가 있다. 스마트스터디 역시 글로벌 유아·아동용 교육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NXC의 강점인 게임에 아동산업을 접목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넥슨을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문화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스토케와 브릭링크는 넥슨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유럽·북미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넥슨은 올해 북미·유럽 등으로의 진출을 확대해 세계 5대 게임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았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일부 지분과 글룹스를 인수한 넥슨은 매출 기준으로는 글로벌 톱5 안에 들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상태다.



 이에 대해 NXC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투자나 M&A를 할 때 대상을 ‘게임기업’으로 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성장성이 있고,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는 회사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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