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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세먼지 해결, 위기를 기회로

중앙일보 2013.12.17 00:30 종합 33면 지면보기
전의찬
세종대 대학원장
한국기후변화학회장
바야흐로 미세먼지가 주요 국정 이슈가 됐다. 사실 미세먼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5년부터 시행 중인 ‘수도권 대기오염 특별대책’의 가장 중요한 대상 물질이 미세먼지다. 이를 줄이려고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와 배출권 거래제라는 특별 대책도 시행하고 있다. 서울에선 7000대가 넘는 시내버스 전체를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했다. 수십만 대의 경유차량에 저감장치를 부착하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70~80㎍/㎥이었던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를 지난해 거의 절반인 41㎍/㎥까지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의 노력 덕분이다.



 대기의 질이 조금 좋아지니까 어느 지역에선 “은하수를 보자”고 하고 청정 제주도 수준이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과거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도쿄나 뉴욕보다 2~3배나 높다. 그런데도 최근 들어 대기오염은 국민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관련 예산의 절반이 삭감되는 게 예사였다. 최근 여기에 경종이라도 울리듯 희뿌연 스모그가 서울 하늘을 덮었고 그 원인이 미세먼지라는 게 밝혀졌다. 미세먼지로 몸속 태아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조산 위험이 커진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세먼지가 혈관 속에 들어가 몸 전체를 순환할 수 있고 폐암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피해 가능성은 현재보다 몇 배 높은 농도에서 장기간 노출될 때 일어날 수 있는 것이고 현재 수준에선 그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과학적 자료에 기초해 국민에게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청와대의 종합대책은 한·중·일 협력 강화, 미세먼지 예보제 조기 실시, 종합대책 수립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좋은 방향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듯 그 해결도 근본적이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 양이 얼마나 되는지 좀 분명히 해야겠다. 한·중·일이 참여하는 (미세먼지) 장거리 수송 연구에서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우리보다 수십 배 높은 미세먼지 농도로 골머리를 않고 있는 중국이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일 수 있도록 우리의 경험과 앞선 기술로 도와야 한다. “어려우면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이번 기회에 ‘관련 연구와 정보는 충분한가’ ‘미세먼지를 관리하기 위한 체계와 행정은 효율적인가’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데 더 필요한 제도나 조치는 없는가’ 등등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국가대기질통합관리센터’ 출범과 2015년 시작되는 ‘제2차 수도권대기오염특별대책’ 시행을 1년 앞두고 발생한 이번 스모그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천우신조의 기회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여 그 결과로 우리 환경을 개선하려면 우리의 앞선 기술을 수출해 보자. 도시의 대기오염을 24시간 감시하는 자동측정망, 전국 굴뚝의 대기오염 배출 농도를 자동으로 측정·관리하는 TMS시스템은 전 세계적인 수준이 아닌가. 물론 중국은 합자투자를 선호하고 자국시장 개방에 소극적이긴 하지만 우리의 환경기술이 중국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다면 중국 대기의 질 개선 시기를 앞당기고 국내 영향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



 경유차량의 매연을 획기적으로 줄인 DPF장치, 발전소의 탈황시설, 도장시설의 VOC제어장치 등은 우리가 당장 수출할 수 있는 우수한 환경기술들이다. 기왕이면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에너지 효율화 기술, 온실가스 감축 기술, 폐기물 에너지화 기술 등도 적극 개발해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미세먼지 문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해 국민에게 환경권과 행복권을 돌려줘야 한다.



전의찬 세종대 대학원장 한국기후변화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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