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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기 전 재능기부 … 오승환의 '특급 마무리'

중앙일보 2013.12.17 00:09 종합 29면 지면보기
“와우, 제법인데? 몇 학년이니?”


삼성스포츠단 드림캠프 참가
모교 후배들에게 꿈 심어줘

 오승환(31·한신·사진)이 꼬마 야구선수에게 물었다.



 “6학년요!”



 힘차게 공을 던진 꼬마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답했다.



오승환은 16일 서울 경기고에서 열린 재능기부 캠페인 ‘드림캠프’에 스포츠 멘토 역할을 맡았다. 섭씨 영하 1~2도의 쌀쌀한 날씨였지만 오승환은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경기고 운동장을 오갔다. 그의 모교인 도신초·경기고 야구부원들은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 오승환의 말 한마디, 손동작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반짝거렸다.



 오승환은 삼성스포츠단 캠페인의 1호 멘토였다. 올해 3월 삼성 야구단 경산볼파크에서 시작된 첫 행사에서부터 류중일(50) 삼성 감독과 함께 유소년 야구선수들을 가르쳤다.



 현재 오승환은 삼성이 아닌 일본 프로야구 한신 소속이다. 지난달 한신과 2년 총액 9억 엔(약 95억원)에 계약한 그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특히 한신은 두 차례나 그의 입단식을 여는 등 극진하게 대우하고 있다. 그는 2014시즌을 위해 다른 스케줄을 취소하고 18일 괌으로 개인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오승환의 국내 마지막 일정이 ‘드림캠프’ 참가였다. 어린 선수들이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또 한신 이적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삼성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오승환은 “후배들과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경기고 후배들도 잘하지만 초등학생 선수들도 굉장히 잘 던지더라. 좋은 환경에서 바른 지도를 받으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 같은 재목이 많다”고 말했다. 정지규(37) 삼성스포츠단 과장은 “오승환 선수가 한신 유니폼을 입었지만 ‘드림캠프’ 멘토 역할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행사 후 후배들에게 저녁을 산 오승환은 운동화와 사인볼을 나눠줬다.



 삼성스포츠단의 ‘드림캠프’는 이날까지 12차례 열렸다. 남자배구(삼성화재), 남자농구(삼성 썬더스), 여자농구(삼성생명)의 감독과 선수단, 배드민턴 삼성전기 이용대·정재성 등이 멘토로 참가했다. 각 종목의 최고 지도자와 선수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10년 후 스타들을 키워내자는 게 이 행사의 취지다. 올해 첫 멘토로 나섰던 오승환이 행사의 마무리 투수로 다시 나선 것이다.



 날이 추운 탓에 오승환은 직접 ‘돌직구’를 던지는 시범을 보이지는 않았다. 오승환은 “오늘은 짧은 시간 만난 거니까 부드럽게 얘기했다. 나중에 더 길게 가르칠 기회가 있다면 아무리 잘 던지는 학생이라도 엄하게 대할 것”이라는 말로 ‘돌직구’를 대신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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