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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성숙한 음주문화 필요하다

중앙일보 2013.12.17 00:05 경제 11면 지면보기
데이비드 콕스
맥캘란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
연중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시기다. 세계 각국을 돌며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한 교육과 마케팅을 하는 필자는 위스키 중 싱글몰트 위스키의 점유율이 높은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성숙한 음주 문화를 갖고 있다는 독특한 현상을 발견했다. 술을 섞지 않고 조금씩 즐기는 음주 문화가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증류소 한 곳에서 100% 보리(맥아)만을 증류해 숙성시킨 위스키다. 다른 위스키 원액을 섞어 만드는 블렌디드 위스키와는 달리 양조장마다의 독특한 맛을 즐기는 것이 권장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마시는 미국은 서로 술을 권하는 회식이 거의 없고, 길에서는 취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 1위 와인 생산국 이탈리아는 싱글몰트 위스키의 시장 점유율도 30%가 넘는다. 이탈리아인들은 술을 생활의 일부로 즐기는 만큼 한 번에 다량의 술을 마시고 취하는 경우가 드물다. 독일은 맥주뿐 아니라 와인·리큐르의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신흥 위스키 생산국으로도 주목받지만 절제된 음주 문화를 갖고 있다. 남에게 술을 권하지 않고 자기를 통제할 수 있는 정도의 술을 마신다. 비어가르텐은 오후 10시 반 이후에는 옥외에서 술을 팔지 못한다.



 아일랜드는 한국과 매우 흡사하다. 술집도 다른 나라에 비해 시끄러운 편이다. 1990~2000년 사이 알코올 소비가 급증하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주류 전문 판매점제도 도입 등 정부가 현실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싱글몰트 위스키 소비가 늘고 있는 한국 역시 폭탄주로 과음하는 음주 행태는 점차 사라지고, 술의 맛과 풍미를 음미하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맥캘란 등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들도 건전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해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좋은 술을 조금씩만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정부 차원의 절주 정책이 더해진다면 성숙한 음주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데이비드 콕스 맥캘란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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