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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 환경부, 황사는 기상청 … 측정자료 공유도 안 해

중앙일보 2013.12.09 01:09 종합 5면 지면보기
8일 오전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있는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에서 임한철 기상연구사가 미세먼지 측정장비로 대기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8일 오후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해발 600m의 드넓은 초지 위에 자리 잡은 국립환경과학원 제주 대기오염집중측정소. 직원 4명이 상주하며 24시간 오염도를 분석하고 있다. 옥상에 설치된 9개의 측정기는 블랙카본(검댕)·일산화탄소 등 대기 조성 성분을 측정한다. 제주측정소 이민도 소장은 “높은 곳에 위치해 다른 곳보다 해염(염분)이나 농경지의 흙먼지 영향을 덜 받는다”며 “제주도는 한·중·일 사이에 위치해 동북아 대기 연구에 있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 이곳의 미세먼지 농도는 ㎥당 11㎍(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평소보다도 깨끗했다. 하지만 이틀 전인 6일 오전에는 160㎍/㎥까지 올라갔다.


차이나 스모그 몰려온다 <상> 서해 감시벨트 구축하라
공조 안 되는 두 기관 미세먼지 감시
첨단장비 갖추고 자료 수집하지만
10년 전 업무 나눈뒤 불통 그대로

 같은 날 오전 충남 태안군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 본관 옥상에는 어른 키 높이의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 측정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 임한철 연구사는 “이곳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거의 모든 공기를 측정할 수 있어 중국발 미세먼지를 감시하는 데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말했다. 태안의 관측 데이터는 미국 해양대기국(NOAA)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정기적으로 공기를 담아 미국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현장 직원들은 휴일에도 중국발 대기오염을 감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측정한 데이터는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태안 기후변화감시센터 데이터는 기상청에서만, 제주측정소 데이터는 환경과학원에서만 활용하고 있다. 환경과학원 한진석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지금까지 연구 목적으로 운영해 왔고 중국발 대기오염을 감시한다는 개념은 없었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 황사를 누가 맡느냐로 논란이 벌어졌을 때 황사는 기상청이, 스모그는 환경부가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됐다. 황사는 자연현상인 데 비해 스모그는 사람들이 배출한 대기오염물질 탓이라는 게 근거였다. 하지만 이게 부처 칸막이로 굳어졌다. 기상청은 환경부의 외청(外廳) 조직으로 서로 인사 교류를 한다. 하지만 같은 중국발 미세먼지를 측정하면서도 목적이 다르다며 자료 교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기상청 차장(2008년 3월~2009년 3월)을 역임했고, 고윤화 기상청장은 환경부 환경과학원장(2008년 3월~2009년 9월)을 지냈다. 환경부와 기상청을 잘 아는 두 사람이지만 미세먼지에 관한 협력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 국제학부 정서용 교수는 “먼저 국내 부처 간 협업 체계부터 제대로 다질 필요가 있다”며 “ 유엔기구의 자금과 전문인력 지원을 받고 이를 통해 중국이 미세먼지 대책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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