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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하나로 하늘 위 거대시장 뚫어"

중앙일보 2013.12.09 00:41 경제 6면 지면보기
김광석 회장
소비재 생산 업체에 기내(機內) 면세품 입점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항공사가 품질·가격과 소비자 선호 등 입점 자격을 꼼꼼히 따지기 때문에 기내 면세품은 시장의 공신력을 얻은 제품으로 인정받는다. 특히 연간 이용객이 수억 명에 달하는 중국 항공사에 실리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어 각국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 4대 항공사 면세품 입점 … 김광석 참존 회장
기초화장품 30여 년 한우물
최근 자동차 수입업에 도전장

 국내 중소 화장품 제조업체 참존이 최근 이 어려운 경쟁을 뚫었다. 참존은 국내 최초로 남방항공·에어차이나 등 중국 4대 항공사에 면세품으로 입점했다. 남방항공은 지난해 탑승객이 8600만 명에 달해 ‘하늘 위의 거대 시장’으로 불린다. 참존 김광석(74) 회장은 “세계 10여 개사와 경쟁해 중국 항공사의 선택을 받았다”며 “30여 년간 기초 화장품 한 가지에 집중해온 노력이 중국 하늘의 벽을 뚫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사 출신의 김 회장은 피부 치료제에 특화된 약국을 운영하다 1984년 화장품 제조에 뛰어들었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김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중국 외에 미국·일본 등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특히 일본에선 낮은 인지도를 품질로 극복했다. 두 번이나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피부가 좋지 않아 고민하던 20대 여성이 참존 제품을 쓰기 전후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게 화제가 되면서다. 일본 홈쇼핑업체에는 제품 구입 문의가 폭주했고 참존은 현재 10여 년째 일본 내 기초화장품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회장은 “결국 핵심 경쟁력은 품질”이라며 “일본에서의 성공은 색조화장품 같은 다른 분야에 진출하지 않고 피부치료 전문가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인 기초화장품에 선택과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외길 경영’을 고집하던 김 회장은 요즘 새 도전에 나섰다. 참존은 아우디·람보르기니·벤틀리 등 독일의 폴크스바겐그룹이 생산하는 3대 명차의 국내 수입을 맡고 있다. 참존이 자동차 수입업에 뛰어들게 된 건 서울 강남에 있는 참존 사옥에 아우디 수입사가 입점한 게 계기가 됐다. 이 회사가 3개사로 분할하면서 새 수입사가 필요하게 되자 아우디는 건물주인 참존 측에 한국 내 사업을 타진해왔다. 강남 수입자동차 거리의 랜드마크가 된 ‘참존 건물 아우디 매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마침 김 회장의 장남은 자동차 전문가이면서 아우디 예찬론자였다.



김 회장은 “유치원생 때부터 엔진 소리만 듣고도 브랜드를 맞힐 정도로 자동차 전문가였던 아들을 믿고 수입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피부 전문가로서 화장품회사를 키운 것처럼 자동차 전문가인 아들의 안목을 믿고 새 사업을 결정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기초화장품 하나로 참존을 키워 온 뚝심을 독일 명차의 한국 내 시장 확대에도 발휘해 달라는 폴크스바겐의 요청이 있었다”며 “화장품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노하우를 자동차 판매업에 어떻게 발휘할지 깊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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