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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소통 시작은 경청 … 대통령이 직접 해야"

중앙일보 2013.12.09 00:08 종합 27면 지면보기
고건 전 국무총리에게 같이 일했던 7명의 대통령을 평가해 달라고 물었더니 “대통령을 내가 어떻게 감히 평가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독자는) 책을 읽고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성식 기자]


고건(75) 전 국무총리가 책 『국정은 소통이더라』(사진)를 지난 5일 펴냈다. 지난 2월 12일부터 7월 31일까지 115회에 걸쳐 중앙일보 ‘남기고 싶은 이야기’에 연재한 회고록을 책 한 권으로 묶었다. 장관 세 번, 서울시장 두 번, 국무총리 두 번 그리고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수많은 공직을 거쳤지만 그의 50년 행정 경험 전부를 책으로 엮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년시절 얘기, 부모님과의 추억담, 미처 연재기사에 담지 못했던 행정 사례가 책에 추가됐다. 『국정은 소통이더라』 출간에 맞춰 고 전 총리를 만났다.

중앙일보 연재 회고록 묶어
『국정은 소통이더라』 펴내
서울시장은 생활행정 제일 중요



 - 책 제목이 연재 제목과 같다. 다른 많은 제목을 검토한 것으로 아는데 원래 제목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소통이고, 다시 봐도 소통이니까.”



 -소통이 화두이긴 한데, 정치권은 물론 사회가 반으로 나뉘어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소통의 시작은 경청이다. 그런데 서로 안 듣고 자기 얘기만 하고 있다. 문제는 대화 상대가 있어야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화 상대가 아닌 사람과 대화를 해선 소용 없다. 소통은 수석비서관이 대행할 수 없다. 최후의 정책 결정권자가 직접 소통해야 한다.”



 - 대통령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대화의 장에 나와 경청하고, 역지사지로 공감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갑과 을을 떠나 한 차원 높은 소통을 통해 해결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책에서 소통만큼 중요한 화두가 공인(公人)이었다. 연재 내내 고 전 총리는 ‘공인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나’란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다. 그리고 나름의 답을 찾았다. ‘공인은 개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다르게 살면서도 함께 조화롭게 사는 길을 찾는 사람’(17쪽)이라고 책에 적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 전 총리에게 ‘서울시장론’을 물었다. 어떤 사람이 서울시장이 돼야 하냐는 질문에 고 전 총리는 “생활행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을 실행할 사람을 서울시장으로 뽑아야 한다”며 답을 에둘러 피했다. 다시 책에 대한 얘기로 돌아갔다.



- 책에서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내 공직생활의 하이라이트를 묻는 질문인 셈인데… 나는 우리나라 행정이 발전하는 각 단계마다 운좋게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일을 맡았다. 산업화 시대에 새마을운동을 시작했고, 치산녹화계획을 세웠다. 그 다음 민주화 시대엔 소선거구제와 지방자치제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 소선거구제는 (연재에서) 가볍게 다뤘지만 중요한 얘기다.”



 - 7명 대통령과 얽힌 이야기가 책에 담겨 있다. 어떤 대통령을 가장 높게 평가하나.



 “대통령을 내가 어떻게 감히 평가하나. 대통령이 어떻게 권력을 잡았느냐는 것은 차치하고, 대통령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내가 무슨 일을 했는가만 책에 썼다. 최규하 전 대통령과는 서울의 봄,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식량자급, 노태우 전 대통령과는 서울의 외부·내부순환도로와 2기 지하철,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규제개혁과 EBS 수능강의 등. 일과 관련한 얘기만 했다.”



 -책에는 그렇게 적었고, 개인적 평가가 궁금하다. 어떤 대통령은 성공적이었고 어떤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답은 똑같다. 그들과 일로써 관계를 맺었을 뿐이다. 하지만 (독자는) 책을 읽고 (각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할 수도….”



글=조현숙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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