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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 신화 한몫 '철 박사' 김철우씨 별세

중앙일보 2013.12.09 00:07 종합 27면 지면보기
포스코 포항제철소 건설을 이끌었던 재일교포 공학자 김철우(사진)씨가 7일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87세.


71년 용광로 1호기 설계 재일공학자

 고인은 1970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중공업 연구실장을 맡아 제철소 건설의 밑바탕을 닦았다. 71년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요청으로 포철 건설본부장을 맡으며 포철 용광로 1호기의 설계를 주도했다. 일본 도쿄 공업대학 금속공학과와 도쿄대 대학원을 나온 ‘철(鐵) 박사’인 그는 재일교포로는 처음으로 도쿄대 연구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도쿄대 교수는 공무원 신분이었지만 당시 그는 일본에 귀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씨는 동생을 만나기 위해 북한을 다녀온 것이 빌미가 돼 73년 3월 간첩 혐의로 체포돼 6년여 간 옥고를 치렀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땀이 서린 포항제철 준공식이 열릴 때 서울 서대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였다. 그는 과거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황해제철소를 구경하면서 공정 개량에 대한 조언을 해준 게 ‘이적 행위’가 될 줄은 몰랐다”며 “‘조국을 도와주려 온 내가 왜 갇혀 있어야 하나’하는 생각에 몹시 억울하고 괴로웠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법원은 재심을 통해 그의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억울한 옥살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생을 철강 분야의 기술 발전에 힘썼다. 80년 포스코에 복귀해 89년까지 기술고문, 기술연구소장 등으로 일했다. 포스텍 산업기술연구소 연구위원, 신아시아 산학관 협력기구 이사장,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의 고문 등을 맡으며 한·일 간 기술 교류에도 기여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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