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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동산 얼굴' 치료하려면 피지덩어리 먹는 여드름균 잡는 것이 '정답'

중앙일보 2013.12.09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찬바람이 부는 2일 서울 신촌역 앞. 여드름투성이 남자 대학생 2명이 만났다. 이들에게 올 겨울은 두렵다. 건조한 날씨로 각질이 쌓여 여드름이 더 나빠질까봐서다. 두 사람이 걸음을 옮긴 곳은 한 피부과의원 건물. 얼굴에 오돌토돌 튀어나온 게 많은 박태화(21·인천 부평4동)씨와 ‘귤껍질’ 피부의 황재연(19·서울 천호동)씨에게 과연 어떤 진단이 내려졌을까. 대한피부과의사회 학술이사인 이상주 원장(연세스타피부과의원)의 도움을 받아 여드름 요요를 막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법을 알아봤다.


건조한 겨울에 더 심해져

울긋불긋 고름이 울퉁불퉁 … 염증성 여드름



#1 박태화 씨의 별명은 ‘맛동산’(울퉁불퉁 튀어나온 모양의 과자 브랜드). 중2 때부터 울퉁불퉁한 여드름이 생겼다. 그때마다 지인이 추천한 여드름용 연고를 발랐다. 바를 땐 여드름이 사라졌지만 두더쥐잡기 게임이라도 하듯 이마·코·볼을 돌아가며 여드름이 생겼다. 점점 내성이 생겨 최근엔 연고를 발라도 효과가 줄었다. 가끔 친구들과 술 마실 때 밤새는 것 외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은 규칙적이다. 그런 박씨의 여드름 상태는 최근 들어 가장 심각하다.



박씨를 마주한 이 원장은 “모자부터 벗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이마에 난 여드름을 가리기 위해 18살 때부터 모자를 푹 눌러 쓰는 습관이 생겼다. 하지만 이 원장은 “모자는 여드름에 쥐약”이라며 “모자가 피부를 눌러 모공을 막는데다 땀이 차 피지가 분비되는 것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박씨가 빨간 구진성 여드름, 그 다음 단계인 노란 농포성 여드름이 복합적으로 난 염증성 여드름이라고 진단했다. 모두 염증을 동반한 여드름이다.



 여드름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원장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여드름의 주원인은 안드로겐이다. 안드로겐은 2차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에 과량 분비된다. 청소년 100명 중 85명에게서 여드름이 생기는 이유다. 안드로겐이 많이 나오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를 모공 밖으로 아주 많이 내보내려 한다. 이때 피지가 밖으로 잘 나오지 못하면 문제가 되는데, 여드름 질환이 있을 때 특히 그렇다.



이처럼 모공이 막혀 피지가 모공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결국 모낭에 피지가 쌓인다. 피지가 뭉쳐진 ‘면포’가 만들어진다.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라는 여드름균이 피지덩어리인 면포를 먹으며 번식한다. 여드름균이 피지를 먹고 분비물을 배설하거나 활동성이 활발하면 인체는 맞대응한다. 이때 염증이 생긴다.



 설명을 들은 박씨는 완치할 방법을 물었다. 이 원장은 “주기적인 병원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면 뿌리를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박씨에게 1주 혹은 2주마다 1회씩 내원해 피부 상태를 검사하고, 먹는 항생제와 바르는 연고를 함께 써볼 것을 권했다. 1~2개월간 경과를 지켜봐서 연고만 처방하고, 병원 치료가 끝나면 여드름 재발(요요 현상)을 막기 위해 6개월은 연고를 지속적으로 바를 것을 권장했다. 이때 이 원장이 처방한 연고는 항생제가 없는 에피듀오다. 에피듀오는 여드름 외용제로 전문의약품. 항생제 대신 과산화벤조일을 넣어 오래 써도 내성이 생길 우려가 없다. 염증을 빨리 가라앉히고 여드름균을 죽인다. 이 원장은 “여드름은 장기적으로 치료해야 하므로 항생제가 없는 연고가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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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모양이 알알이 박혀 … 면포성 여드름



#2 황재연 씨는 고1 때 친구들한테 놀림을 받을까봐 손으로 여드름을 짰다. 그 뒤로 볼에 깊은 흉터가 생겼다. 4개월 전부터 여드름용 비누로 얼굴을 씻는데 얼굴이 빨개지는 증상(홍조)이 생겼다. 식사 시각은 날마다 다르다. 소주는 한 자리에서 4병까지 마시고 담배는 하루 1갑가량 피운다. 오후 10시~오전 2시에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잠을 3~4시간밖에 못 잔다.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여드름이 심해진다.



 이 원장은 황씨의 얼굴을 본 직후 “여드름용 비누부터 당장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붉은 얼굴 때문이다. 이 원장은 “여드름용 세안제를 사용했을 때 피부 자극이 심하고 피부색이 붉어지면 맞지 않는 것이므로 사용을 중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황씨에게는 ‘면포를 없앤다’는 뜻인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 표시가 있는 화장품을 추천했다. 왜일까. 바로 ‘면포성 여드름’이기 때문이다. 좁쌀 여드름이라고도 한다. 좁쌀 크기의 피지덩어리인 면포가 피부 표면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생긴다. 하지만 여드름균 활성도가 적어 비염증성 여드름에 속한다. 황씨의 얼굴 곳곳에는 까맣거나 하얀 점이 박혀있다. 블랙헤드(개방 면포)와 화이트헤드(폐쇄 면포)다. 블랙헤드는 면포 끝이 공기에 닿아 산화돼 끝이 까맣게 변색한다. 산화되지 않은 하얀 면포가 화이트헤드다. 이 원장은 “면포성 여드름은 피지 분비를 억제하거나 막힌 모공을 열어주는 약물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얼굴에 난 흉터를 손으로 가리키며 회복될 수 있는지 물었다. 이 원장은 “레이저 치료로 흉터를 보완하거나 회복할 수는 있지만 예방·관리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손으로 여드름을 짜거나 얼굴을 만지는 건 금물. 손톱 세균에 감염되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회복이 힘든 흉터를 남길 수 있어서다. 피부과 에스테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원장은 “숙련된 전문가는 짜서 좋아질 만한 것만 골라내 짠다”고 귀띔했다. 여드름 흉터는 손으로 짜서 생기기도 하지만 여드름이 생겼다 없어진 자리에도 흉이 질 수 있다.



  잠을 많이 못 자고 끼니 때도 불규칙한 황씨. 그의 여드름은 불규칙한 식생활·수면습관을 비롯해 과로·음주·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이 한몫 차지한다. 이 같은 생활습관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이때 안드로겐도 함께 분비된다.



 이 원장은 “세안제를 바꾸고, 1개월 이상 병원을 찾아 피부진단을 받으며 비타민A 유도체 성분(아다팔렌)이 든 연고 에피듀오를 처방받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또 병원 치료가 끝난 후 최소 6개월간 연고를 꾸준히 바르길 권했다. 비타민 A 유도체성분은 피지 분비를 억제하거나 좁아진 모공을 열어주는 효과가 있다. 아다팔렌이 각질을 녹여 모공 입구를 뚫어준다. 소독·항염 기능의 과산화벤조일이 염증 발생을 예방한다.



글=정심교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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