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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12월 2일자로 직무 정지” “중앙당 청사에 건재” … 당 간부들 발언 엇갈려

중앙선데이 2013.12.07 23:56 352호 4면 지면보기
김정일의 매제, 김정은의 고모부, 북한 권력 2인자로 불리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은 북한에서도 충격이다. 그러나 사태를 우리 국가정보원의 설명과는 다르게 이해한다. 제시되는 근거도 다르다. 이들과 긴급 통화했다.

장성택 실각설 직후 北 주민과 통화해 보니

 ‘장성택 실각설’ 직후 통화를 한 북한 노동당의 한 간부는 “장성택 행정부장은 현재 중앙당 청사에 건재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나 아래(한국)에서 어떻게 보는 줄은 모르겠지만 장 부장의 권위가 그 정도로 흔들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우리 체제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자주 통화하는 사람이다. 국내의 탈북자들은 “실각됐다면 중앙당 청사에 있을 수는 없다. 거꾸로 중앙당 청사에 있다면 실각된 것이 아니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 간부는 이어 “장 부장의 권위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또 일반 출신도 아니고 가계에 속하는데 그에 대한 이런 이야깃거리 자체가 우스운 얘기다. 직무수행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거기(장 부장)에 칼을 댈 담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계에 속한다’는 것은 김일성의 유일한 사위이자 김정일의 매제로 인척 관계라는 의미다.

 보위부 계통에 있는 소식통도 “장 부장은 자택연금이 아니라 특각에 요양을 갔다 왔다”고 말했다. ‘장성택 행방 미확인설’에 대한 반응이다. 그는 또 “여러 명이 총살당했다. 간부들 처형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 간부들이 몇천 명이나 처형됐다. 그러나 장 부장이 모르게 그들을 처형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간부들 처형과 장 부장을 결부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다(잘못됐다)”며 “내 생각에는 장 부장이 자기가 요양 간 사이에 처리하도록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해외무역 일꾼은 “내부가 복잡한 건 사실이지만 장 부장에 대한 말은 맞지 않다. 나도 지금 숱한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우리나라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기에 일일이 말하기가 귀찮다”고 반응했다.

 그러나 또 다른 당 간부는 “장 부장은 12월 2일자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아랫사람들이 비리를 저지른 데 대한 연대적 책임이라는 말이 돈다고 했다. 그는 “처형된 간부들 가운데 두 명(당 행정부 이용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은 지난 10월 초 형제산 구역 서포동의 김일성정치대학에서 중앙당 부부장 이상 간부들만 모아놓고 총살했다. 그리고 11월 중순엔 용성 구역에서 6명, 평성시에서 3명을 처형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국정원의 ‘제한된 인원이 보는 앞에서 간부 둘이 처형됐다’는 설명과 맥을 같이한다.

 그는 계속해서 “고위 간부 총살은 서관희(중앙당 농업담당비서), 박승일(남포시당 책임비서)부터 시작해 문성술(중앙당 본부당책임비서)에 이르기까지 무자비했고 죄명도 반당반혁명분자였지만 이번은 비리와 관련된 처형이라고 볼 수 있다. 장 부장을 겨냥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그 수하에 있던 사람들이라 밑에서도 말을 아끼는 중이다”고 말했다.

 해외출장 중인 한 북한 소식통은 “장성택 측근이 많이 당하고 있다. 몇 명이 총살됐고 이제 또 누가 죽어야 하는지 다들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성택이 지금 몸도 아프고 또 측근인 오른팔, 왼팔을 김정은이 다 죽이고 있어 마음도 아파 요양소에 가 있다고 들었다”며 “우리도 해외에 나와 있지만 언제 불려 들어갈지, 언제 목이 날아갈지 불안하다. 삼대 멸족만 아니면 그냥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회령시 주민 김영산(가명)씨는 “누가 어떻게 되건 상관도 하지 않는다. 이제는 총살 소리를 들어도 꿈만하다(놀라지 않는다). 나라 사정이 안 좋으면 항상 총살 소리가 나온다.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는 게 아니라 기가 막혀서 말을 안 한다”라고 했다. 국경경비대의 한 군관은 “군부에서는 그래도 좀 안도의 숨을 쉬는 것 같다. 목표가 군부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 불똥이 튈지 몰라 숨죽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두 사람은 무역하면서 안기부 돈을 받았기 때문에 처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장성택에 대한 말은 정확히는 모른다”면서 “어쨌든 이렇게 한 번씩 할 때(일이 나면)마다 정세가 긴장해지니 이번 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주민들 반향이 안 좋으면 또 전쟁 소리가 나온다고 저마다 수군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태 초기 한 소식통은 “행정부 산하 54호실에서 외화벌이 사업을 하다 군부와 충돌이 났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란 말을 했지만 이후 “54호실은 동유럽 자금을 담당해온 중앙당 조직이었는데 김정일 생전에 해산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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