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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에 계속 베팅"

중앙일보 2013.12.07 01:47 종합 1면 지면보기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설명하면서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건 좋은 베팅이 아니다”(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아태지역 재균형 정책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박 대통령 만나 한·미동맹 강조 … KADIZ 확대 인정

 바이든 부통령이 ‘베팅’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아태 재균형(rebalancing) 정책에 대해 한국이 지지의사를 확실히 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도 ‘핵심축(linch pin)’이란 말을 썼고, 바이든 부통령도 (한·미 동맹이)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아태 재균형 정책의 아주 중요한 핵심이라고 얘기했다”며 양국 간에 이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는 건 좋은 베팅이 아니다’란 말을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발언 직후 바이든 부통령의 말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거리를 좁히며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등 대중국 외교가 탄력을 받고 있는 걸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발(發) 방공식별구역 논란에서 드러났듯이 최근 동북아지역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재균형 정책’과 신형 대국관계를 지향하는 중국의 대외전략은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러나 주한 미국대사관은 “바이든 부통령의 말(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을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는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이 정확하게 통역되지 않은 데서 발생한 것”이라고 외교부에 밝혀 왔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그 말은 미국이 아태지역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미국에 반해 베팅하지 말라는 표현(‘Never bet against the America’) 등을 써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표현은 미국이 아태 재균형 정책 강화의지를 설명할 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라며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에 대한 추진의지나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보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접견에서 박 대통령은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양국 국민의 복지는 물론 역내 평화와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고, 바이든 부통령도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한 역내 국가들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윤 장관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이어도·마라도·홍도 영공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정부의 입장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의 설명과 한국 측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과 접견 후 가진 연세대 강연에서도 강한 어조로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함께 성장해 왔다”며 “우리는 아무 데도 절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바이든의 메시지는 KADIZ를 인정해 줄 테니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에 한국이 도움이 되도록 한반도를 넘어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호·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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