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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장성택 두 측근, 제한된 인원 보는 앞에서 처형"

중앙일보 2013.12.07 01:32 종합 5면 지면보기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6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답변하는 도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정보위 소속 조원진·정청래 의원에 따르면 이날 남 원장은 북한 장성택 실각설에 대해 “실각 징후가 농후하다”며 “이용하, 장수길은 제한된 인원을 모아놓은 상태에서 공개처형됐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남재준 국정원장은 6일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의 거취에 대해 “측근 2명이 형식적 사법절차 후 공개 처형되는 등 실각한 징후가 농후하다”고 밝혔다. 남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장성택의 측근인) 이용하 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은 제한된 인원을 모아놓은 상태에서 공개 처형됐고, 처형 전에 형식적으로 재판 등 사법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고 정보위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남 원장은 “장성택의 실각은 측근비리 때문으로 주로 금전 문제와 관련된 부분이 문제가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금전 문제는 외화횡령 등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권 다툼이 있거나 당 행정부의 월권 등 여타 기관의 비리를 보위부가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당 행정부를 맡은 장성택을 견제한 조직이 보위사령관 출신의 김원홍이 맡고 있는 국가안전보위부일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보위부는 우리의 국정원에 해당되는 조직이다.

국정원장 정보위서 북 동향 설명
외화 횡령 등 금전비리 적발된 듯
장성택, 김정은 수행 올 들어 급감
예의주시하다 실각했다고 판단



 남 원장은 “장성택이 지난해까지 김정은의 행사 수행 중 76%를 담당하다 올해 들어 급격하게 30%까지 줄어든 점을 중요 첩보로 예의주시했다”며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 (장성택 실각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성택의 매형과 조카가 강제 소환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대사와 매형인 전영진 주쿠바 대사 등의 강제 귀국은 보위부가 주도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장성택의 소재에 대해선 “얘기할 수 없다”고만 했다.



 장성택 최측근의 중국 망명설에는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오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2주기 추도식에 장성택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에 대해 남 원장은 “전례로 봐선 행사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추도식 참석 여부와 무관하게 장성택의 실각 가능성이 농후한 것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공포통치 강화=남 원장은 집권 2주년을 맞는 ‘김정은 체제’에 대해선 “공포 통치를 강화하고 있다”며 “공개 처형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해 공개 처형은 17명이나 올해는 40여 명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이어 “내부 불만을 피하기 위해 위해 본보기식 공개 처형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원장은 이와 관련, “북한은 외부 사진과 불법 녹화물은 체제에 대한 대항으로 보고 3년 내 추방을 공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또 “(김정은이) 40~50대 젊은 간부를 많이 등용하고 있다”며 “당은 부부장급 이상 40여 명, 내각 30여 명, 군에선 군단장급 이상 20여 명의 교체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어 “김정은식 차별화된 리더십을 부각하고 있다”며 “특히 각종 우상화 전시 사업에 5억 달러를 집중 투입하고 있지만 특권 계급·계층에 대한 지원을 집중함으로써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원장은 북한 경제를 놓고도 “북한은 13개 경제개발구역을 설치해 외자 유치를 모색하고 있으나 개혁 의지 부재와 대북 제재로 외부 수혈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진단했다.



 ◆북, 휴전선에 다연장포 200문 배치=국정원은 북한의 대남 움직임과 관련, “군사 도발의 위협이 증대하고 있다”며 “공격형 헬기 60여 대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남하해 배치하고 있고, 서북 도서 북방과 전방 지역에 다연장포 200여 문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은 최근 국내 시국상황에 고무돼 사회 혼란을 유도하기 위해 이른바 진보연대 투쟁을 선동하는 등 정국 교란을 노리는 대남 선전을 노골화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국정원은 ▶일본인 한 명이 국내 입국해 탈북자를 접촉해 일본인과 관련된 납치 정보를 수집한 사실을 포착했다고 전하고 ▶이 일본인은 추방이 아닌 자진출국 형식으로 돌아갔다고 보고했다.



 남 원장은 지난 3일 장성택 실각설 발표를 놓고 관련 부처 간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관련 정보를 발표하는 부분에 대해선 매끄럽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남 원장은 “통일부·국방부와는 정보를 공유했고 국정원에선 통일부가 발표했으면 하는 의견을 갖고 있었으나 통일부는 국정원이 하는 게 좋겠다는 여론이 있어 국정원이 발표하는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또 여야가 합의한 국정원 개혁 특위에 대해선 “더 이상 정치·선거개입 등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에서 잘 만들어줄 것을 건의 드린다”면서도 “여야 합의문대로 하면 국정원이 아무것도 못 한다”고 주장했다.



글=강태화·김경희·하선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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