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는 전투력, 야는 협상력 … 공수 바뀐 국정원 개혁특위

중앙일보 2013.12.07 01:29 종합 6면 지면보기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기남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 박병석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정세균 의원(왼쪽부터) 등이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정 의원은 5일 국정원개혁특위 위원장에 내정됐다. [뉴스1]


6일 출범한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가 ‘여강야연(與强野軟)’으로 꾸려졌다.

개혁특위 위원 14인 보니
새누리, 검찰·국정원 출신 위주
대테러·방첩 약화 막을 매파 투입



 새누리당은 강경파 위주로, 민주당은 연성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인사들을 배치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위에 어떤 인사들을 배치할지 하루 종일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친 끝에 나타난 결과다. 판을 깨지 않고 새누리당과의 합의를 통해 어떻게든 올해 안에 ‘국정원 개혁’이란 성과를 이끌어 내려는 민주당 지도부와 국정원 개혁 자체에 신중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양당 특위위원들의 컬러가 바뀌었다.



 이날 오후 6시가 넘어 발표된 최종 명단에 따르면 특위 위원장은 민주당 대표를 두 차례 지낸 5선의 정세균(63) 의원이다.



 민주당 측 위원은 문병호(54·재선·간사), 유인태(65·3선), 민병두(55·재선), 안규백(52·재선), 전해철(51·초선) 의원 등으로 확정됐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김재원(49·재선·간사), 유기준(54·3선), 이철우(58·재선), 권성동(53·재선), 함진규(54·초선), 송영근(66·초선), 김회선(58·초선) 의원을 내세웠다. 비교섭단체 몫인 1명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의 송호창(46·초선) 의원으로 결정됐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안을 연내 입법화해야 하는 게 목표인 만큼 여당과 대화가 가능한 인사들을 뽑으려 했다고 한다. 간사를 맡은 문병호(변호사) 의원은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다. 그는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문제에 대해선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야당 위원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유인태 의원은 노무현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다. 대여 협상력을 감안한 카드인 셈이다. 전략홍보본부장인 민병두 의원은 당내 기획통이자 이번 여야 타협안을 만들어낸 대표적 협상파다. 투사형과는 거리가 있다.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변호사이며, 안 의원도 당내에선 온건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학생운동권 출신 486세대 인사들은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 국정원 댓글 국조 특위 간사였던 강경파 정청래 의원이 제외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명단을 발표한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샤우팅(고성)하는 특위가 아닌 국민 앞에 성과를 보여야 하는 특위”라며 “차분하고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을 중심으로 (인선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 특위는 수사관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였지만, 이번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저쪽을 설득해서 결과를 만들어 낼 사람을 내보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야당에 맞서 새누리당은 검찰 출신들과 국정원 근무 경험이 있는 인사들을 방패로 투입했다. 보수 진영에서 특위 활동이 정보기관의 본질적 기능까지 훼손하면 안 된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어 입법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다. 간사로 선임된 김재원 의원을 비롯해 유기준·권성동·김회선 의원 등 4명은 법조계 출신이다. 이 중 유기준 의원을 제외하곤 전원 ‘전투력’이 강한 검찰 출신이다. 당 최고위원인 3선의 유기준 의원은 민주당이 정세균·유인태 의원 등 중진을 투입한 것에 따른 대응 카드다. 김회선 의원은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 2차장을 역임했고, 권성동 의원은 국정원 댓글 국조특위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국정원에서 30여 년을 근무한 이철우 의원과 기무사령관을 지낸 송영근 의원도 정보기관의 생리에 정통한 인사들이다.



 전체적으로 새누리당 라인업은 안보·대북 이슈와 관련해 보수 강경 기조를 대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특위 출범 자체를 반대했던 조원진(국회 정보위 간사) 의원이나 여당의 대표적 ‘투사’인 김진태 의원 등은 민주당이 난색을 표시해 발탁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재원 의원은 통화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 소지를 법적·제도적으로 막아주는 대신 국정원 본연의 업무인 대테러 능력과 방첩활동 능력을 실질적으로 제고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아·김경희 기자



관련기사

▶ 국정원 개혁특위 여야 간사에 김재원·문병호
공유하기
광고 닫기